로마에서의 미사

by 차거운

대성전들로 가득한 로마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성당에서의 미사도

좋다 하지만 동네 골목 길가에

자리한 평범한 성당에서

낯선 이들과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침묵 속에 눈치껏 따라가는

미사 중에 깨닫는다

다양한 인종과 언어와 문화적 배경

서로 다른 기억을 지닌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살아가고 믿는 것을 고백하는 일은

가슴이 먹먹하도록 눈물 나는 일이다

서로 증오하지 않고

서로 의심하지 않고

서로 해치지 않으리라는 믿음과 신뢰는

평화의 깃발이니

그 깃발 아래 사는 사람들을

본다는 것은 잔잔한 행복이다

이 저녁 로마의 작은 본당에서

나그네로 목을 축이고 내일은 또

길 떠나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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