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미치노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를 떠나며 많은 것들을 생각했다
가슴 속에 남은 기억들
사람 살아가는 모습들
생의 어느 순간에 방황 속에 헤매던 단테와
추방된 자로 떠돌던 마키아벨리와
미켈란젤로와 숱한 화가들의그림과 조각들
우피치에 남겨진 빛과 그림자
광장를 걸어가는 비둘기의 잘린 발가락과
금박으로 빛나는 찬란한 거리와 쿠폴라
베네치아의 잔잔한 수로에 갇힌 곤돌라와
떠도는 여행자들의 사연들 표정들
바벨의 탑 이후의 갈린 언어들이
서로에게 닿았다가 떨어지며 깜박이는
마음의 전등을 생각했다
그렇게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서
구름 위에서
냉정과 열정 사이의 연애와
자꾸만 엇갈리는 생의 길을 생각했다
보드라운 구름의 길을 따라가며
생의 자유를 생각하며
모든 길은 길 밖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