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대성당들은 무덤이기도 해서
왕과 귀인들과 성자들이
잠들어 있다 기억들은 살아 있고
이야기에 붙들린 모든 형상과 이미지는
돌과 나무와 바람과 흙 속에
스며들었다가 다시 위로 가볍게 그렇게
솟아오른다 세 개의 파사드로
환희와 수난과 영광의 골격으로 자라난다
지금도 조금씩 살이 붙고 자라고
아름다워지면서 우리의 삶을 관통하여
위로 돋아나는 나무의 꿈처럼
가우디의 영혼을 안고
인간의 삶을 이끌고 그렇게
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은총의 빛이
어두운 공간을 환희롭게 물들이면
세상 속에 신비로운
속삭임처럼 무언가 날아오를 것만 같아
숨을 고르며 침묵의 강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