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나다 한식당 최밥
한 끼의 밥은 위장의 허기만 달래는 것이 아님을
긴 여정에서 깨닫는다 영혼도
갈증을 느낄 수 있음을 익숙한 밥과 반찬들
로마를 떠나니 이국의 음식만 먹게 되고
김치찌개의 신맛과 삼겹살의 자글거리는 기름기가
그리워진다 멀리 떠나 살기는 글렀지
핼러윈으로 들썩이는 거리에서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을 보다가
코를 킁킁거리는 강아지처럼
익숙한 맛이 그리워 헤매다가
만난 식당이었다 거두절미하고
오랜 가뭄에 단비처럼 포식하고
함포고복 배를 두드리며
그라나다의 밤거리를 걸어서 돌아왔지
그러니 땅을 못 매고가도 익숙한 이름을 낯선 세상에
여기저기 붙이고 입맛에 맞는 음식도 되살리면서
그렇게 견디며 살았겠다
한 끼의 밥이 영혼의 문제라는 걸
여기 그라나다에서 깨닫는다
영혼의 수구초심 혹은 신토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