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나
'날개'에서 만나는 그 시절의 경성역에서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베를린과 파리를 거쳐
마드리드를 거쳐
여기 포르토 상 벤투역까지 기차를 타고 달려오는
그런 상상을 하면서
오래된 역사에 새겨진 문신 같은 아줄레주 장식을 읽다가
인간의 도시는
인간의 삶의 비밀이 아로새겨진 상형문자이니
결국 사람들은 과거로부터 걸어와서
길 위에서 늙어가며
과거의 일부로 남겨지게 마련이니
곱게 화장한 도시의 얼굴 뒤에 감춰진 맨얼굴을
기대 없이 마주할 각오를 해야 하는 법
언젠가 다시 이곳으로 여행을 한다면 기차를 타리라
그리고 내리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가리라
모든 역은 종점이 아니므로
모든 삶은 움직임 속에서 끝나야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