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유목민들에게

by 차거운

왜 그런 노래가 있잖아

'방랑자여 방랑자여 기타를 울려라'

그 구절이 귓가에 맴도는 날이었지

길 위에서 만나고 문득 헤어지는 그런 인연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시인의 노래와 화가의 그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처럼

장르와 장르를 넘나드는 모티프

반짝이는 상상력의 결정들이 있지

포르토를 떠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길

우리는 사륜의 현대식 마차를 타고

브라가를 지나 포르투갈의 국경을 슬그머니 넘어

바닷가의 도시 비고를 지나쳐 달려

폰테 베드라를 통과하여

야고보 사도가 잠든 땅

대서양의 모든 까미노 길이 닿는 곳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내렸지

거기 버스에서 만난 한 쌍의 한국인 부부에게

간식을 얻어먹으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모습으로 이국 땅을 떠돌고 있는

서로의 처지와 삶의 흔적을 잠시 나누고

몇 시간의 인연을 뒤로하고 산티아고 시내로 스며들었지

세계를 떠돌고 있는 모든 한국인들과

유목민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부조가 되어 산티아고 성당의 첨탑에 새겨진 것 같은 하루

길 위의 모든 영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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