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의 반은 식도락이라고
어떤 작가가 말했지
고백하지만 촌스럽게도 마드리드의 시장에서 갔을 때
순댓국이나 한 그릇 뜨끈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청양고추 된장에 찍어서 화끈하게
새우젓에 머리 고기 찍어서 말이야
눈으로 구경만 하다가
돌아오면서 음식이란 고향과도 같다는
푸념을 하면서 이 신토불이의 입맛과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오랜 허기를 생각했지
내 가난한 영혼은 코로나 이후
잃어버린 미각 때문인지
먹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것 같아서
허전한 마음 달랠 길이 없네
작은 기쁨들 과자 한 조각에
환해지는 어린아이의 달덩이 같은 얼굴을
말 한마디에 피어나는 젊은 연인의 마음을
그 소소한 기쁨을 잃어버린 것 같아
그러니 마드리드 산 미겔 시장에 가면
포도주 한 잔과 타파스 한 접시 앞에 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보고 마시고 먹으면서
인생은 아름다워! 세 번 복창하기를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