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21일 화요일(돌로미티 - 베네치아 여행 2일 차)
처조카인 00이의 가족 여행 합류가 결정되기 전에 온라인을 통해서 현지 여행 상품으로 돌로미티 당일 투어를 8명의 이름으로 신청 결제를 완료했었다. 그래서 추후 1명을 추가할 수 있겠는지 문의했을 때 인원이 차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은 날 같은 성격의 다른 업체 상품에 00이가 신청을 하게 했고 그래서 같은 시간대에 숙소를 나서서 메스트레 역 앞의 호텔 부근에서 가이드와 만나 00이는 버스에 탑승하고 우리는 승합차 2대 중에서 한 대에 우리 가족만 탑승해서 그 유명짜한 돌로미티 관광에 나섰다.
우리가 탑승한 승합차는 베네치아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록를 달려 중간 휴식처로 론가로네라는 마을에 내려서 댐과 관련해서 1963년쯤에 대형 수몰 사고가 일어났던 비극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근처 바에서 조식으로 커피와 크로아상을 간단하게 먹었는데 화장실도 역시 들리는 목적이 있었다. 사람은 다 적응해서 살게 마련인 모양이다.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것도 역시 이런 방식을 통해 조절하고 맞춰서 행동하도록 행동 방식과 사고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놀랍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물이 언제나 비용을 치르고 먹어야 하는 점에서 ‘물 쓰듯 한다’는 표현은 반성과 성찰을 요하는 부분이 있다. 물 귀한 줄을 알고 아껴서 쓰는 것이 필요함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수없이 사서 먹은 500ml는 거의가 1.3유로 꼴이다. 대형마트에서 1.5L가 1유로가 채 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사서 먹는 식수와 유료 화장실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상당한 비용을 치르게 한다.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다.
다시 차에 올라 이탈리아 알프스에 해당하는 돌로미티 영역으로 들어왔다. 해발 800여 미터에 자리한 아우론조라는 자그마한 동네인데 산타 카타리나 댐 부근에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져 있어 그 가장자리를 걷는 길이 환상적이다.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이탈리아에 성악을 공부하러 왔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데 가족들을 한국에서 데려와 베네치아에 정착을 하여 살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데 자신의 전공을 살려 우리 일행에게 목조 다리 위에서 분위기 있게 가곡 몇 곡을 선사한다. 동영상으로 짧게 찍었지만 초상권도 있고 함부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긴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될 것 같다. 들려준 노래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오 솔레미오’, ‘산타 루치아’, ‘시월의 어느 날에’와 같은 곡이었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 두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단순한 일로 생각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 좋은 경험을 선사하려는 그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지는 그런 하루였다.
1800여 미터의 고도에 자리 잡은 안또르노 호수의 둘레길을 걸을 때 약간 흐린 듯한 날씨로 인해 안개가 살짝 낀 것이 오히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이제 여기도 가을이 오고 있는 계절의 변화가 아래쪽보다 더 짙게 느껴지는 그런 날씨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호수에 담겨 데칼코마니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사실 이 경치에 반해 대만족하는 그런 시간이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늘 치유의 선물을 준다. 우리 가족 모두 저마다의 감상에 젖어 이 시간을 만끽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예약을 하고 준비한 보람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았다. 점심은 미주리나 호수 가장자리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동해서 사슴 스테이크와 몇 가지를 섞어서 주문했고 나름대로 새로운 음식 경험도 한 셈이었다.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돌로미티의 뾰족한 암석 봉우리는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았으나 잠시 기다리는 사이사이 잠깐씩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어 순간을 포착해서 구름을 살짝 걸고 있는 모습을 그래도 찍을 수 있었다. 우리가 지난 코르티나 담페초 지방이 밀라노와 함께 2026년 2월에 열리는 동계 올림픽 개최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관련 작업이나 공사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사진을 찍은 봉우리는 파소 자우라는 곳으로 뾰족한 봉우리가 상징적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돌아올 때는 파소 자우를 넘어 다른 마을(셀바 디 까도레?)에서 차를 한잔하면서 휴식한 뒤에 베네치아로 돌아오는 귀로에 올랐다. 오면서 가이드가 우리 숙소를 묻고 그 앞까지 와서 내려주겠다고 하여 그 마음이 또한 고마웠다. 회계를 담당한 처형이 조그만 성의 표시를 한 것으로 안다. 숙소에 들어가서 쉴 분은 쉬고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사람은 먹고 들어와서 씻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돌로미티는 자연이 참 좋아서 나중에 여력이 된다면 트레킹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글쎄 생각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 않으니 생각만 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