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6일 목요일(파티마 경유 포르투 1일 차)
아침에 조식을 먹고 퇴실을 할 때 여행자 도시세로 16유로를 지불했다. 1인당 4유로를 받은 것이다. 우버를 통해 어제 헤매다가 갔었던 오리엔테 복합터미널로 가서 버스 창구가 어디에 있는지 헤매다가 찾아가서 버스 승강장과 정보를 물었더니 예약해서 인쇄한 승차권에 그 정보가 이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물을 사기 위해 자판기에 갔던 집사람은 동전만 먹고 물을 내놓지 않는 기계 때문에 속이 상해서 왔길래 내가 가서 신용카드로 구매를 하려고 시도했지만 승인 취소가 연거푸 되었고 다른 사람 역시 동전을 넣고 물을 빼려고 했지만 동전도 물도 나오질 않았다. 결국 기계는 먹통인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문제는 당장 난리가 났지 싶다.
그렇게 9시 45분에 출발하는 플릭스 버스를 타고 리스본을 떠났다. 리스본에서의 여정은 조금 뭔가 흐트러진 느낌을 준다. 처음이라서 그럴 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버스 이동 시 짐 분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긴장을 했으나 그런 일은 이날 전체적으로 일어나지 않았고 잘 이동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티마 성모 발현 성지에 도착한 것은 점심 전이었고 터미널에 도착한 다음 짐 보관 서비스를 개당 5유로로 이용하고 홀가분하게 빈 몸으로 성지의 성당으로 걸어갔다. 거대한 광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무릎걸음으로 성당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었고 초를 봉헌하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런데 초를 장작 태우듯 그런 방식으로 태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쪽에서는 로사리오 기도를 함께 드리는 장소가 있었고 이날도 비가 오락가락 흐려 있었다.
옛 대성당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한참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미사 중이라 뒤에서 조용히 함께하고 있다가 성체를 영하는 시간이 되어 우리도 영성체를 나가서 했다. 그리고 주변을 거닐다가 다시 맞은편에 새로 지은 거대한 성전을 향해 걸어갔는데 입구를 들어가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의자가 배치된 대규모의 성당이었다. 얼마나 사람들이 모여들면 이렇게 거대한 성당을 만들게 되었을까 싶었다. 제대 주변은 황금색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성당 의자에 앉아 묵주기도를 20단 드리고 돌아서서 나오는데 마침 비가 쏟아진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둘러 보니 출입구 유리문에 세계 각국의 언어로 성서 구절이 씌어 있는데 한국어로는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시나이까’라는 구절이 보였다.
비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아 조금 떨어진 지하 공간으로 내려가니 작은 카펠라(소성당)로 구획된 방들이 많았고 대부분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고 중앙에 열린 곳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성체 조배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비를 그을 겸 성체 조배를 하면서 기도를 잠시 했다. 그리고 나오니 비가 그쳐 있었다.
점심때가 되었기에 식당을 찾아오는데 인도계로 보이는 사람이 뷔페식당이 있다고 호객을 해서 보니 단품보다 그게 나을 것 같아서 따라갔더니 카레로 양념한 닭고기와 몇 가지 음식들을 차려 놓고 10유로 정도 받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거기서 점심을 해결하고 나와서 터미널로 이동했는데 4시 40분에 떠나는 플릭스 버스라서 시간이 많이 있었다. 근처 바에서 커피를 한 잔 시켜서 마시고 그 옆 기념품 가게에서 장바구니 같은 가방을 하나 사고 기념품도 몇 개 샀다. 터미널로 와서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에 캐리어 도난방지용으로 가져온 자물쇠가 작동이 잘 되지 않아 버렸다.
버스를 타고 포르투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저녁이 되었다. 포르투의 호텔은 그란드 오텔 두 포르토라는 명칭을 지니고 있는데 아주 고풍스럽고 차량이 들어오기 곤란한 위치에 있어서 택시에서 내려 돌길 위로 캐리어를 끌고 호텔을 숨바꼭질하듯 찾아서 체크인을 했다. 직원이 도시 관광세로 12유로를 18유로로 잘못 계산해서 나중에 환급하도록 처리를 했다. 이 숙소는 옛 귀족이 된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지만 미로처럼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걸어서 포르토의 명소들을 둘러보기에는 최적의 위치에 있었다. 또 해리 포터의 저자인 조앤 롤링과 관련된 마저스틱 카페와 지척에 있었고 우리가 잘 먹은 채식단을 갖춘 식당도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런 점은 최고였다. 그래서 그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근처를 조금 걸어 다니다가 숙소에 들어와서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