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5일 수요일(신트라와 시내 탐방, 리스본 2일 차)
오늘은 리스보아 카드를 이용해서 신트라에 가기로 했다. 여기서 내가 큰 실수를 한 것이 있는데 신트라에 내리면 대중교통이 있어서 쉽게 주변 관광지로 이동이 가능한 줄 알고 있었으나 여기는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하고 동선을 계획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임을 정보 부족으로 알지 못했다. 현지 투어 상품이라도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막연히 독자적으로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큰 실수였다. 어쨌든 비가 부슬거리는 가운데 호시우 역까지 걸어서 이동하고 신트라행 기차를 타고 신트라에 도착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신트라에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모여들어 버스가 있느냐 툭툭을 탈 거냐 호객을 하기에 무시하고 밖으로 나오니 웬걸 거리는 텅 비었고 버스는 제대로 다니지도 않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좀 헤매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는데 허름한 승용차가 카시트를 장착한 채로 운전자는 졸음에 겨워 하품을 하면서 우리를 불러 자신이 가이드니까 너희가 투어리스트 즉 여행자라면 자신과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영어도 짧은 터에 소통이 엉망이다. 여기는 버스를 이용해서 페냐 왕궁 등의 관광지를 가기가 어렵다. 그러니 자기 차를 이용해라. 그래서 비용을 물어보니 이러쿵저러쿵한다. 비는 부슬거리고 마음은 심란해서 그럼 신트라 주변과 페냐 왕궁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하고 한 시간에 얼마냐고 하니 50유로를 내라고 한다. 신용카드는 어렵겠어서 현금이 집사람과 합하니 그 정도가 되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리하자 하고 조금 낡은 차에 몸을 싣고 역 주변에서부터 돌아다니면서 가끔은 내려서 뭐라고 설명은 하는데 1/4 정도만 알아듣겠다. 알아듣는 척하고 호응을 하면서 그냥 드라이브나 하고 가자는 심정으로 따라다녔다. 이 가이드가 그렇게 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고 알바 삼아 가이드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엔 롤링이 이 신트라에도 왔었나 보다.
그리고 페냐 왕궁에 우리를 떨궈 놓고 나중에 부르라고 하는 것 같아서 그럴 필요 없이 그냥 들어가지 않을 테니 역으로 가자고 해서 얼추 한 시간을 보내고 50유로를 주고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아침에 출발한 호시우행이 아니라 어쩐지 오리엔테 역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이 사달이 났다. 오리엔테 역은 지하철과 상가와 버스터미널이 복합된 기차역인데 우리가 탄 기차는 리스본 도심의 모습과 다른 낙서와 허름함을 함께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바로 내일 우리가 파티마를 거쳐 포르투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할 지점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 떨어져서 분위기가 좀 안 좋은 동네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당황스러워 허둥거렸다.
지하철을 타고 헤매면서 마르케스 폼발 지하철역에서 내려 숙소로 돌아오니 마음이 좀 놓이면서 뭔가 좀 헝클어졌다는 느낌을 받아서 개운하지는 않았다. 리스보아 카드의 본전을 찾기는 좀 부족해 보였다. 내일은 파티마 성모 발현 성지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숙소에 돌아와서 잠시 쉬었다가 바닷가 쪽으로 버스를 타고 나가서 문 식당에서 치킨을 먹었는데 맛이 있었다. 한국식 치킨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리스본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많이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마음을 내려놓기로 한다. 또 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