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3월 25일 월요일
오늘은 오후 7시 30분에 제주 6 부두 여객선 터미널에서 완도행 배에 차를 선적하고 탑승해서 출발하는 날이다. 숙소에서는 앱으로 퇴실 처리를 하고 청소를 간단히 한 뒤에 오전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비자림을 방문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비가 점점 세차게 내려 비자림을 돌아볼 때는 퍼붓기 시작했다. 우산이 있었지만 집사람은 신발에 물이 스며들어 양말이 다 젖은 모양이었다. 비를 맞으면 체온도 떨어지기 때문에 차에서 히터를 켜고 신발을 갈아 신고 한동안 뒷수습을 하면 심란한 마음을 추슬렀다. 그건 그렇고 여기 비자림 청소년수련원도 예전에 조00 선생님 등과 함께 학생들을 인솔하여 3개 학급이 묵었던 곳이다. 그 때의 추억이 새롭다. 그리고 또 쑥 올라오는 단원고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수학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자동적으로 연관되는 아픔.
차를 돌려 삼양 검은 모래 해변으로 갔다. 거기 해변에 바람도 불고 날이 궂어 해변가 커피집에 들어가 3층에서 빵과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흐리지만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있자니 산다는 것은 뭘까 이런 상념이 든다. 커피집을 뒤로하고 제주항으로 향해서 앞서 말한 바대로 승객을 하선시키고 차를 선적한 후에 셔틀버스를 타고 아내가 있는 대합실로 합류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제주항으로 오고 가는 물류 시스템과 선박 이용 요령을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 소중한 경험이고 제주의 도로와 지리, 인문학적 분위기를 조금 더 체감하게 된 것 역시 좋은 기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회가 된다면 제주에서 한 몇 달 지내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나의 희망 사항일 뿐 그것이 허락되는 것은 하느님의 손길에 달려 있으리라. 오는 동안 배가 많이 흔들려 3등 평실에 누우니 그 불안감이 더 크다. 이렇게 큰 배도 제주로 넘어올 때와 달리 완도로 가는 내내 불안을 자아내는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기울어진 배 안에서 아이들은 얼마나 절박했을까. 우리가 가지 못하는 곳에서. 완도에 도착하니 10시가 훨씬 넘었다. 바로 근처의 예약해 둔 숙소에서 자고 내일을 기약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