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선생의 울릉도 독도 순례기

- 프롤로그

by 차거운

지리산 둘레길을 4월에 거의 반을 돌고 난 후유증을 다스리며 가정의 달 초반의 행사를 치르고 드디어 오늘 울릉도와 독도를 대상으로 하는 국토 순례길에 올랐다. 그동안 먹고사는 일에 치우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지리적 배경에 대해 찬찬히 돌아볼 기회가 적었고 관심 또한 미흡했기에 이제라도 차분하게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과 거기에 맺힌 다양한 사연들을 따라가는 일에 신경을 써보려고 한다. 울릉도는 우리나라 동단에 위치하여 독도를 거느리고 있는 아름다운 섬이고 십 오륙 년 전에 이00, 지00 선생님과 셋이서 같이 묵호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갔던 곳이다. 그때는 2박 3일 정도의 일정이어서 울릉도를 깊고 상세하게 살펴보지는 못했고 내수전이라는 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었는데 태풍이 불어서 텐트가 다 부서지다시피 했다는 무용담(?)만 기억에 남는다. 물론 저동항에서 생선회를 떠서 술도 먹었고 도동에서 성인봉으로 올라가는 산행을 하면서 궂은 날씨로 인해 판초 우의를 입었다 벗었다 하며 정상까지 올랐던 기억이 난다. 일반적으로 산행을 할 때 해발고도가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울릉도에서의 성인봉 산행은 해발고도 그야말로 0에서 시작하여 성인봉 정상지점인 해발 986.7까지 오르는 셈이니 한라산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오르는 수직 이동과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시간상으로 한라산 등반이 더 길게 오르기 때문에 다르기는 하지만 고도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봉래폭포에 대한 기억도 난다. 울릉도는 그새 많이 변했을까? 가끔 TV에서 울릉도를 소개하는 대목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끌리는 그 무엇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울릉도를 다시 가야 할 필요성이 내게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또 하나 독도의 상징성으로 말미암아 국토 최동단 지점에 서는 경험도 꼭 한 번은 하고 싶다. 최남단인 마라도, 땅끝마을은 다녀왔으니 앞으로 국토 최서단 가거도에도 언젠가 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울릉도에 가면서 멀미를 심하게 했던 기억이 있기에 경북 울진의 후포항에서 차를 싣고 가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멀미를 덜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제주에 갈 때도 완도에서 가는 페리선은 상대적으로 요동이 덜 해 편안했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