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선생의 울릉도 독도 순례기

- 2024년 5월 21일 화요일

by 차거운

거의 점심시간을 넘겨 1시가 넘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하였다. 아직도 여행 짐을 꾸리는 데에 요령이 없어서인지 차에 실린 짐의 부피와 적재된 상태가 질서 정연하지 않다. 야외용 의자는 이번 여행 기간 동안 한 번도 사용한 바가 없음에도 내내 차의 뒷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미리 말해 둔다. 후포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게 내비게이션에 나온다. 가는 경로는 수도권 외곽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중부고속도로에 올린 후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서 여주휴게소를 지나 바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를 따라 영덕에 도착 후 7번 국도를 따라 상행하면 후포항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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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기름값이 육지보다 당연히 비쌀 것이라는 상식적인 예상 하에 차의 기름을 후포 근처 주유소에서 미리 가득 채웠다. 상주 영덕 간 고속도로 종점 요금소에서 빠져나온 뒤 고래불해수욕장에 들어가 보았는데 주차장이 텅 빈 것이 차박하는 차들이 없고 분위기가 좀 썰렁하다. 그 찰나에 작년에 졸업한 00이에게서 카톡 인사가 왔기에 봤더니 그 아이의 대학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참 좋은 시절이다. 지구적인 차원에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시절이지만 젊다는 것은 그래도 직진의 지향성과 희망을 갖게 하는 것 같다. 모든 젊은 친구들이 힘을 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형벌이 아닌 도전해 볼 만한 과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니기를 기대한다. 각설하고 분위기가 영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후포항 쪽으로 올라가서 그 근처에서 하루 묵을 곳을 물색해 보기로 했다.

후포여객선터미널 근처 등기산 스카이워크 공원을 조금 더 올라가 마을회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차박이나 캠핑카를 거부하는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하지만 내일 아침 8시 15분에 출항하는 썬플라워호를 이용하기 위해 간단히 잠만 자고 떠나야 하는 처지에서 숙소를 잡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루프탑 텐트를 열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이 텐트를 장만하느라고 이 수레선생이 얼마나 고생했던가. 하루 차박에 활용할 때마다 10만 원씩 감가상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50회는 사용해야 하는데 아직도 채 50회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20박에서 30박은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집사람이 이 텐트에서 자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 고맙게 잘 쓰고 있다. 형편이 된다면 캠핑카를 장만하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내 생전에 그것은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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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바람이 좀 많이 불었다. 바닷가라 해풍이 부는 것이겠지. 바다가 지척지간에 있다 보니 낭만이 좀 있다. 그러나 나이 들어가면서 편안하게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생각도 해보지만 요즘 숙박비가 상당히 부담이 된다. 지리산 둘레길에서도 느꼈지만 펜션이라는 형태의 숙소들이 예전의 민박들을 대체해 가고 있는데 지금 민박 형태의 숙소는 젊은 사람들을 포함한 이용객들에게 별로 선호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시설 좋은 숙소는 성수기가 되면 하룻밤을 자는 비용이 나의 가처분 소득에 비하면 많이 부담스러운 편이다. 그러니 간단히 하루를 잘 수 있는 차박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돈이 없으면 집에 가만히 있으라면 그건 또 좀 싫고. 그러니 진퇴양난인 셈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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