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선생, 제주 한달살이(2025)

- 2025년 3월 10일 월요일

by 차거운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제주 연안여객선터미널로 이동했다. 8시에 출발하는 송림오션호를 타고 2시간 소요되는 추자도를 향해 갔다. 10시경에 하추자도 산양항에 도착해서 내리니 생각보다 산양항 주변이 휑한 것이 일상적인 생활의 중심지가 아닌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추자도의 경우 면소재지가 상추자도에 있고 여기에도 배가 닿는 것이다. 상업적인 식당이나 숙소도 산양항 주변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집사람과 나는 추자도에 있는 올레길 18-1, 18-2코스를 걸어야 한다고 하니 처형 일행도 일단 함께 걸어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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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항을 벗어나 18-2코스를 따라 졸복산과 대왕산 황금길에 있는 중간 스탬프까지는 함께 걸다가 묵리에서 다른 일행들은 산양항 쪽으로 다시 내려가는 것으로 했다. 우리는 계속 걸어 추자교를 넘기 전에 18-1코스에 해당하는 조기 조형물도 보고 추자교를 넘어 추자면사무소를 향해 갔다. 시골밥상이라는 곳에서 늦은 점심을 시켜 놓고 스탬프를 찍기 위해 추자면사무소 시·종점으로 갔다가 돌아와 삼치정식을 맛있게 먹었다. 10시에 추자도 산양항에 도착하면 4시쯤에는 제주로 돌아오는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두 개의 코스를 정석대로 걷기가 시간적으로 벅차 보인다. 적어도 1박을 해야 찬찬히 돌아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면 통합적으로 한 구간화 해서 코스를 정리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박을 하게 함으로써 유발되는 부수적인 관광 효과를 모르지는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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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상추자도인 식당에서 하추자도의 산양항까지 갈 일이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대중교통으로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다닌다고 하는데 고민을 하고 있자니 식당 아주머니가 남편 분에게 차로 좀 태워주라고 하신다. 식사를 느긋하게 하고 계산을 한 후에 차를 얻어 타고 오면서 주인 내외분이 추자도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면서 펜션을 운영하게 된 사연을 듣게 되었다. 추자도에는 빈 집이 많은데 그 빈 집들이 모두 주인이 있다는 것이고 그 주인들은 모두 외지의 낚시꾼들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낚시에 미치다시피 한 사람들이 한 채씩 잡아 놓고 근거지로 삼는다고 하는데 본인도 처음에는 그런 유형으로 입도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돈대산 근처에 내려주셔서 돈대산 정상에 올라가서 스탬프도 찍고 주변 경관도 살펴본 뒤에 산양항 방향을 어림으로 잡아 지름길로 내려왔다. 그래서 통합적인 1개 코스를 별도로 해서 선택지를 높이는 것이 어떨까 하고 제안 아닌 제안을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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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들은 그동안 문어라면을 드신 분도 있고 나름대로 추자도에서의 짧은 체류에 대한 추억을 만들어 놓고 계셨다. 커피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다리다 보니 배시간이 되어 제주로 돌아오게 되었다. 돌아오는 중에 저녁노을이 곱게 물들어 난간으로 나가서 일몰 사진을 제대로 찍었다. 바다의 배 위에서 지는 해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어서 협재에서 흐린 날씨로 일몰을 몇 번이나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가 있었다. 승객들이 오르내리는 난간트랩이 조금 불안정적이고 안전해 보이지가 않는 느낌이 드는 것으로 보아 자칫하면 안전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배와 달리 추자도행 배편의 승객들은 서로 먼저 타고 내리려는 측면에서 차분하게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 조금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선사 운영과 관련하여 이런 부분은 조금 개선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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