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6

- 신시도 체류지

by 차거운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은둔의 왕국에서 태어나

중국을 가로질러 마카오로 필리핀으로 떠난 당신들


한 사람은 길 위에서 먼저 떠나고

한 사람은 만주로 상해로 제주로 연평도로 다니며

하늘로 열린 길을 닦다가

천국으로 피어오르는 향불이 되었고


당신은 프랑스 배와 함께 여기까지 왔다가

닫힌 문 열지 못하고 돌아갔다지요


바닷길이 막혀

땅을 딛고 다시 여기까지 돌아오기까지


그 멀고 먼 행로를 생각하면서

아득하게 펼쳐진 저 수평선 너머


흰 갈매기 끼룩거리며 읽어주는

산상수훈


행복하구나 달릴 길을 다 달린 사람들

이제 편히 쉬리니

희망의 샘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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