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무골 교우촌
어쩌면 그렇게 힘든 길을
가야만 했을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당신을
세상은 모욕하고 부정하고 채찍질하고 침 뱉고
십자나무에 매달고 조롱했으니
이 길에선 청출어람이란 가당치 않기에
그저 스승만큼만 부모만큼만 되어도
아니 그 억분의 일만 되어도
세상이 가는 길
교우촌에 모인 사람들이 가는 길
서로 엇갈려
숨죽이고 숨어서
카타콤바 같은 심심산골에서
담배 농사꾼, 숯쟁이, 옹기장이로 살면서
바위 속에
저 바람 속에
저 비내음 속에
들려오는 하늘의 노랫소리 들으며
야곱의 사다리 하나씩 오르며
묵주알을 굴렸을까나
이제 그 로사리오 다 끝나
장미꽃밭으로 환히 피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