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노래 7

- 불무골 교우촌

by 차거운

어쩌면 그렇게 힘든 길을

가야만 했을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당신을

세상은 모욕하고 부정하고 채찍질하고 침 뱉고

십자나무에 매달고 조롱했으니


이 길에선 청출어람이란 가당치 않기에

그저 스승만큼만 부모만큼만 되어도

아니 그 억분의 일만 되어도


세상이 가는 길

교우촌에 모인 사람들이 가는 길

서로 엇갈려


숨죽이고 숨어서

카타콤바 같은 심심산골에서

담배 농사꾼, 숯쟁이, 옹기장이로 살면서


바위 속에

저 바람 속에

저 비내음 속에

들려오는 하늘의 노랫소리 들으며


야곱의 사다리 하나씩 오르며

묵주알을 굴렸을까나

이제 그 로사리오 다 끝나

장미꽃밭으로 환히 피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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