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에는 꼭 위험이 따른다곤 하지만

바다의 양면성

by 그래도 캠핑

바야흐로 한국의 수출경제가 꽃피우던 90년대 중반. IMF가 목전인지도 모른 채 해외에서 돈을 차입해서 무작정 만들어내고 또 그만큼 팔리던 1995년의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불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고,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내수경제 활성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신문과 뉴스에서는 과소비를 경계하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일부 은행과 기업에서 주 5일제 근무를 시범적으로 시행하던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그리고 수출경제에서 내수경제로 전환을 생각하던 당시, 몇몇 기업의 경제분석가들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국민소득 2만 불 시점이 되면 산악스포츠가 유행을 하고 3만 불 시점이 되면 해양스포츠가 유행을 한다"


이 분석의 근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2만 불을 돌파한 2천 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한국 사회에서 등산복 패션엔 각종 화려한 브랜드가 창궐했었고, 캠핑인구는 2010년 60만 명 수준에서 2018년에는 6백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하니까. 그리고 헬리녹스 등 몇몇 캠핑 / 산악용품의 경우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도 했고. 급기야 3만 불을 돌파한 2024년 무렵부터는 강원도 양양을 포함한 여러 등지를 시작으로 서핑 산업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정확한 소득 수준과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 역시 캠핑은 다니더라도 보트나 카약을 타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질 않았다. 맥주병인 주제에 무겁기까지 해서 구출이 용이하지 않을 남편을 걱정한 아내가 오랫동안 반대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관리가 번거로울 것이 빤히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이민사회에 떠돌던 농담 중에 하나가, 주변 사람의 부를 측정하는 기준 중에 하나가 보트를 소유하고 있느냐라는 거였는데, 보트가 있다면 그걸 끌고 다닐 트럭도, 트레일러도, 그걸 타고 즐길 넉넉한 시간적 여유도, 그걸 보관할 커다란 주차장을 가진 저택도, 혹은 항구에 정박하는 비용도, 그리고 각종 정비나 관리에 들어갈 시간적 / 금전적 비용도 있어야 하니까 그렇다는 거였다 (같은 이유로 최고 부자는 '말'을 소유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마구간이나 농장도 있어야 하니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 형편상 보트가 되었든 카약이 되었든 공기를 넣어 쓰는 튜브형 (Inflating)이 아니라면 대안이 없었을 텐데, 그 튜브형 보트마저 평소에 둘 곳도, 관리할 시간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결국, 차라리 타고 싶을 때 그냥 빌려서 타자... 하는 심정으로 번번이 포기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스포츠를 즐길만한 체력이 있는 젊은 소비자들이 세계적으로 한꺼번에 가난해지는 시대에 접어들고, 이들 대부분 주택을 구매하거나 주택에 거주할 형편이 되지 못하자 2010년대 중반부터 세계 해양스포츠 시장에서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었으니 그게 바로 '튜브형 SUP (Inflating Stand Up Paddleboard, 이하 패들보드)'가 되시겠다. 원래는 하와이 등지에서 서핑의 일종으로 파생된 스포츠라고 하는데, 이걸 튜브형으로 변형시켜 작은 집에서도 관리나 보관을 쉽게 만들었고, 이게 그대로 도심 아파트 작은 공간에 사는 젊은 사람들의 수요와 맞물려 폭발적인 유행을 하게 되었다. 튜브형 카약만 하더라도 여기저기 접힌 구석구석의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법이지만, 패들 보드는 말 그대로 그냥 널빤지 형태여서 물기를 제거하기에도 접어서 보관하기에도 비교도 안되게 쉬운 것이었다. 게다가 카약은 애초에 날 때부터 여행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탈 것이라면 패들보드는 오락을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영이 가능한 얕은 물 위에 살랑살랑 떠다니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면과 가까운 위치에 앉아서 타고 다니는 보트나 카약과는 달리 서서 타는 패들보드에서는, 단지 1.5미터 정도 시선이 높아진 것만으로도 별천지의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의 부작용으로 나는 물에 뜰 수 있을 정도의 헤엄은 칠 수 있게 되었고, 어느 날 동네 월마트에서 2만 원 상당의 고무보트를 발견하고는 쓰다 버리더라도 크게 손해는 아니겠다는 심정으로 캠핑 때마다 들고 다니게 되었다. 이게 2023년. 처음에는 마침 포트코브 바닷가에 캠프 사이트도 잡았으니 그 좋은 공간을 허비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고무보트를 띄웠지만, 이내 찰랑거리는 바닷물 위에 뜨는 기분의 자유로움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동시에 두 사람이 마주 보면서 노를 젓는 보트보다는 앞사람의 등을 보면서 노를 젓는 카약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왠지 모르겠는데, 마주 보니까 싸우게 되더라고.


마침맞게 2만 원짜리 보트는 어느 날 캠프 사이트에 놓인 나뭇가지에 찔려 장렬하게 사망하셨고, 그해 겨울에 코스트코에서 떙처리를 하던 2인용 카약을 매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사람의 등을 보고 가더라도 싸움은 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땡처리라고 하더라도 2만 원짜리 보트보다는 비싼 물건이어서 그랬던 건지 당장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되었는데, 특히 바닷물에서 놀았던 카약은 꼼꼼하게 물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필 수 있다는 정보가 많았다. 게다가 이런 중급 튜브형 카약의 경우 튜브를 마찰이나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튜브가 보호피복으로 또 한 겹 포장되어 있는데, 튜브와 보호피복 사이에 들어간 물기를 구석구석 닦아내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샤워실에 거치대를 마련하거나, 다른 세척방법을 고민했지만 뾰족하게 떠오르는 방법이 없어서 한동안 카약을 상자에 묻어둔 채 본체만체하고 있었더랬다.


한편, 어떻게든 패들보드에 도전하고 싶어 했던 아내는 호시탐탐 코스트코 세일정보를 지켜봤었는데, 처음에 샀던 2인용 패들보드의 경우 덩치도 무척 컸지만, 패들보드가 미끌리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물에 빠지는 수많은 영상이 유튜브에 있는 걸 발견하고, 결국 포장을 뜯지도 않은 채 눈물을 머금고 환불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24년 10월, 안 그래도 좁아터진 집으로 이런 게 도착했다.



하이퍼라이트 듀얼폰툰 패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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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전 달, 솔트스프링 섬 여행 당시 리조트에서 빌려서 타 본 패들보드가 또 한 번 마음에 불을 질렀던 것일까? 아니면 막상 타 보니까 이걸 타다 미끄러져 보드에 뒤통수를 부딪히더라도 뇌진탕으로 물에 가라앉을 가능성이 무척 낫을 거라는 생각의 발로였던가?



갓 태어난 송아지가 스스로 일어나는 모습



아무튼 갑작스러운 자신감 뿜뿜은 아내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던 것이다. 정작 도착한 물건을 보면서 갖고 놀 기대에 차기보다는 저 덩치를 어디다가 보관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지만, 어느새 추수감사절 연휴가 다가왔고 딱히 아무 생각 없이 카약과 함께 들고 포트코브 캠핑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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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타본 패들보드지만 쉽게 설 수 있었다
캠프 사이트 앞바다에서 출항



직접 타 본 듀얼폰툰 패들보드는 비교도 안 되게 안정적이었다!! 포트코브 앞바다인 하우사운드 (Howe Sound)가 닉값하듯이 잔잔한 바다인 것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일어서고 자세를 바꾸고 하는 일이 처음부터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물론 안정성을 위해 여기저기 울퉁불퉁 튀어나온 것이 있다 보니 속도는 일반 패들보드에 비해 절반도 안 나오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뭐, 패들보드 경주대회에 나갈 것도 아니고..










예전에 영화 감상용 프로젝터를 구입하려고 할 때, 수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렸던 이유는 바로 프로젝터 램프 교체 비용이었다. 프로젝터마다 램프의 수명이 있고, 그게 몇백 불 수준으로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비용을 감당하느니 가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게 낫다는 이유였는데, 뭐 사실 극장은 단체 관람하는 곳이고 홈씨어터는 소파에 기대 누워 보는 다른 맛이 있다고 생각해서 결국 덜컥 지르고 말았었다. 하지만 십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램프를 한 번도 교체한 적은 없었다.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스크린을 내리고 주변을 어둡게 만들고, 최적의 음향 조건을 만드는 걸 하기 싫어하는 내 게으름이지, 결코 램프 교체 비용은 아니었다. 최대한 많이 사용해 주는 것이 저 프로젝터를 산 비용에 보답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제발 저 놈의 램프, 이제 그만 꼴까닥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벌써 몇 년 전에 4K가 보편화되었는데, 아직도 2K로 영화를 봐야 한다니.


마찬가지로 카약킹이나 패들보드로 하는 물놀이를 저어하게 하는 건, 절대로 관리의 복잡성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게을러서 그랬던 것이다. 사실... 우리가 몇 만불 짜리 보트를 타는 것도 아니고, 코스트코에서 땡처리하는 물건을 사서 쓰는 건데, 이것들을 가장 아끼는 방법은 바로 가능한 한 많이 가지고 놀아주는 것이 아닐까. 차라리 귀찮아서 물기 제거에 소홀히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고무튜브가 삭아서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타는 게 비용면에서 아끼는 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25년에 들어서는 아예 날씨만 받쳐주면 캠핑이 아니더라도 근처 호숫가에 나가서 타보자는 생각을 했다. 4월 부활절 연휴 캠핑 때, 롤리 호수에 가지고 나갔던 걸 포함해서, 그 이후로도 벨카라 광역 밴쿠버 해양 공원, 골든이어즈 알루엣 호수 남쪽 해변 공원, 8월 몽크 주립공원의 니콜라 호수 등에 가지고 나가서 틈틈이 뱃놀이를 즐겼다. 사는 거 뭐 있나.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떠다니다가 가면 그만인 거지... 하면서.



롤리 호수 주립공원




벨카라 광역 밴쿠버 공원



골든이어즈 주립공원 알루엣 호수














이번 9월 초 노동절 연휴에는 온 우주의 힘을 모아서 또 포트코브의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었는데, 예약이 결정된 순간부터 나름의 야심이 있었다. 바로 바다 스노클링. 지난해 추수감사절 연휴에 갔을 때 처음 시도를 해봤지만, 말도 못 하게 차가운 바닷물에 하반신이 쪼그라드는 (말 그대로, 바짝 쪼그라드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서, 아내의 패들보드로 뛰쳐 올라온 적이 있었다. 예전에 <미래소년 코난>을 보면 코난이 마치 돌고래 점프를 하듯이 바다에서 물 위로 뛰쳐나오는 정면이 있었는데, 그게 과정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첫 바다 스노클링을 위해 콘택트 렌즈도 맞추고 오리발도 장만했건만 모든 게 무너지는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캠핑은 아직 8월. 그것도 낮기온이 28도에 육박하는 여름끝물의 바다. 절대 작년 10월처럼 차갑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캠핑 때마다 심심찮게 발견하는 물개를 바닷속에서 상봉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다가, 한 해 마지막 캠핑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RV 방수공사를 하다가 넘어져 그만 오른손을 삐고 말았다. 줸장. 이거 하려고 일부러 조퇴하고 일찍 출발한 건데. 붓거나 하지는 않는 걸 보니 심하게 다친 건 아닌 것 같은데, 원래부터 오른쪽 손목에 결절종이 계속 재발하고 있던 터라 그런지 거동이 쉽지가 않다. 고민 끝에 일단 카약은 내리지 않고 패들보드만 타기로 한다. 패들보드에 비해 카약의 노를 저을 때 손목 사용에 의존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나중에 카약을 세척하고 구석구석 물기를 제거해야 할걸 생각하니, 이건 뭐.. 도무지 지금 손목 상태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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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들보드를 들고 몇 차례 바다에 들락날락거리고, 또는 가만히 앉아 바다의 윤슬을 멍하니 지켜보는 와중에서도, 과연 이 정도 손목 부상이 스노클링에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구명조끼 입고 물에 떠서 할 예정이라 크게 무리는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만일 물이 차가워 보드에 다시 올라 탈 일이 생긴다면 손목 힘에 의존을 하게 될 텐데... 하면 마음이 복잡해 있었는데...


일요일 오후, 석양을 보면서 패들보드를 탈 때 한번 같이 나가볼까 머리를 굴리던 도중, 갑자기 캠핑장 안으로 앰뷸런스가 들어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곧이어 소방차와 경찰차도 뒤이어 따라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쓰여있는 바위에 또 누가 올라간 걸까? 아니면 어제 보니까 캠핑장 뒤편에 있는 전망대 절벽에서 아이들이 (절대 하지 말라고 쓰여있는) 다이빙을 하고 있던데, 누가 다친 걸까.. 등.. 궁금해하던 차에, 그쪽 동정을 살피고 온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오늘 스노클링은 불허입니다"



가족과 같이 캠핑을 온 아이 아빠가 스노클링을 하던 도중에 갑자기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아이와 아내가 울면서 경찰조사를 받고 있었고, 그 주변 다른 캠퍼들이 보드와 카약을 타고 돌면서 수색을 하고 있었단다. 이때까지만 해도, 실종되었다는 사람이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서 아내에게 호되게 등짝을 얻어맞을 거로만 생각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포트코브 앞바다 해안은 캠핑장에서 백 미터까지 가더라도 성인 가슴정도밖에 안 찰 정도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바다 수영을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거대한 호버크래프트를 타고 해안경비대가 도착했고, 또 한 편으로는 쾌속정을 동반한 실종자 수색이 본격적으로 행해졌다. 한 명의 실종자를 위해 저렇게 본격적인 출동이 즉각 이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캐나다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잠시, 와..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다고? 딴짓하느라 어디 잠시 숨어 있을 그 집 남편은 이제 어떤 뒷감당을 하게 되려나? 그런 시답지 않은 생각이 곧바로 따라왔다. 그래도 저렇게 살벌한 수색활동이 벌어지는 곳에서 뱃놀이나 스노클링을 할 수 없었다. 그게 아무리 올해 마지막 뱃놀이가 된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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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버크래프트와 오늘 속에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는 쾌속정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지났나? 갑자기 쾌속정이 선착장 / 방파제 방면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뒤이어 공원관리팀 트럭과 앰뷸런스도 (캠핑장 안에서 허락할 수 없는 속도로) 그곳을 향했다. 응? 진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마치 불어난 이자를 갚아내듯이 걱정이 순식간에 몰려들었고, 다시 한번 그쪽 캠핑장 동정을 살피고 온 아내의 말에 의하면, 세발자전거 포함 모든 캠핑 살림이 내팽겨진 채, 캠프 사이트에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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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상황이어서 그런지 노을마저 서글퍼 보였다




다음 날 아침에 가 보니 캠프 사이트는 이제 텅 비워져 있었지만, 여전히 사건의 경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번에는 마지막 날까지 악착같이 배를 타자는 계획이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침부터 배를 정리하고 물기를 닦게 되었다. 이렇게 씁쓸한 마음을 안고 2025년 캠핑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자, 지역 신문에 조그맣게 사건이 실려있는 걸 발견했다.


"포트코브에서 남성 사망"

(https://www.squamishreporter.com/2025/09/04/man-drowns-at-porteau-cove/)




여전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작년 한 순간의 경험에 의하면, 포트코브의 바닷물은 무지막지하게 차가웠고 수면 바로 아래에는 유속이 제법 빨랐다는 것 정도.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실종과 사망의 원인이 되었을지는 알 수가 없다.


모든 재미있는 놀이에는 항상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상식이,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놀러 온 가족캠핑에서 어이없이 아빠와 남편을 잃어버린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다. 그래도 일단,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그리고 사고 원인이 조속히 밝혀져 희생자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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