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Luce Dec 23. 2020

동검도 DRFA 365 예술극장

강화도 여행 2

동검도 DRFA 365 예술극장은 한 남자 어른이 홀로 지었다 전해진다.


카페에서 음료 한잔과 영화를 보면 12,000원.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미리 예약을 한다.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연령대, 모임의 분위기 등을 고려하여 쥔장님이 영화 선정을 해 주신다. 영화에 대해서 가볍게 이야기를 한 후, 애피타이저로 피아노를 치신다.

이층 갤러리에서 차를 마시면서 사진들을 감상한다.

바다가 보이는 예술 극장이다. 이 곳이 특별한 이유는 바다 옆에 오롯이 홀로 예술적으로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추억의 비디오 테잎들이다.

영화 소개는 따로 하기로 한다. 친구들과 함께 눈물 많이 흘린 날이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친구들은 예술극장으로 모두 쏙 들어가 버렸다. 영화를 예약해 놓아서 그런 것 같다.

나는  해찰이 심하다. 처음  봐서 그런지 갈대 바다의 모습에 그만 시선을 빼앗겼다.


사진에 관해 한마디 해야   같다.


 친구만 남아서 함께 사진을 찍는다. 친구가 나를 찍어  때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나는 까탈을 부리게 된다. 그래서 친구들이  사진은  찍어 주려고 한다. 같은 장소에서 찍어도, 어찌 그리 다르게 찍는지 나도 사실 답답하다. 하도 잔소리해서, 이제 제법  찍는 친구가 모임 중에 둘셋 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친구를 찍어준 후, 그 자리에서 똑같이 서서 찍었다. 아니 이렇게 말고 저렇게, 또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세 번째 다시 찍은 친구의 사진이 내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나 같은 친구가 있어 내 친구도 참 힘들다.


요즈음은 자연을 찍느라 찍히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지만, 본시 나는 사진 찍고, 찍히는 것을 모두 좋아한다. 내가 까다로운 스타일인 것 같다. 털북숭이 옷을 입어 부풀어진 내 모습이다. 조금 밝았을 때 갈대 바다가 겨우 두 장이라  올리게 된다. 아마 곧 내릴지도 모르겠다.

예술 극장 앞 갈대, 예술극장은 바다 옆이기에 더욱 운치가 있다.

때로는 이렇게 움직이는 빛을 쫓는 이미지, 흔들리는 이미지도 좋다. 선명하지 않다고 버리지 않는 이유다. 마치 부유하는 우리들 마음 같아서다.

밤의 동검도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앞바다의 어둡고 황량한 모습이 나이 들어가는 우리 같았다. 영화가 남긴 여운의 끝자락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강화도에는 지난해 가을에 다녀왔다. 마스크 없이 행복하게 일박 이일을 보냈던 시간을 떠 올려본다. 다시 또 그날이 오겠지......


http://www.drfa.co.kr/


매거진의 이전글 깊은 여름, 상관 편백나무 숲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