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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Mar 09. 2017

<로건>을 떠나보내며, 휴잭맨에 대해 알아야 할 것



<로건>을 보다가 너무 울어서 자리에서 못 일어났다. 다같이 운 것 같은데 나는 쪽팔릴 만큼 너무 울었다. 울버린을 떠나보내기 너무 아쉬워, 휴 잭맨에 대해 다시 알아봤다.


TV드라마로 얼굴을 알리다
휴 잭맨은 1968년 10월12일 호주에서 태어났다. 시드니 공과대학에서 언론학 문학학사과정을 전공한 그는 부족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연극 수업을 들어야 했다. 그 수업에서 바츨라프 하벨의 <비망록>이란 작품의 주연을 맡은 휴 잭맨은, 그 기간이 몇년의 대학생활보다 편안했다고 회상했다. 우연히 수강한 연극 수업이 휴 잭맨에게 연기의 길을 안내한 셈이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호주의 장수 인기 TV드라마인 <이웃들>(Neighbours) 출연을 포기하고, 대신 WAAPA(서부 호주 연기 아카데미) 입학을 선택한다. WAAPA에서 3년 동안 휴 잭맨은 다양한 종류의 무대예술 트레이닝을 받는다. 그리고 WAAPA의 졸업 공연을 마친 휴 잭맨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TV드라마의 주연 자리 제의가 들어온다. <Correlli>(1995)라는 10부작 드라마다. 이 작품에서 13살 연상의 배우 겸 프로듀서인 데보라 리 퍼니스와 호흡을 맞췄다(둘은 이듬해 결혼해 두 아이를 입양해 키우며 지금까지도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고!). 휴 잭맨은 연이어 TV시리즈 <스노위 리버: 더 맥그리거 사가>(1996)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무대에서 더 멋진 스타
TV로 화려하게 배우 신고식을 치른 휴 잭맨은 이후 멜버른의 무대로 넘어간다. 1996년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에서 개스톤 역할을 따낸 것. 주인공 벨을 열렬히 사랑하지만 정작 자신의 행실 때문에 그녀에게 외면받는 마을 사냥꾼 역이다. 그리고 다음해 빌리 와일더 감독의 동명의 고전영화를 뮤지컬화한 <선셋 대로>에서 조 길리스 역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1998년에는 뮤지컬 <오클라호마>로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한다(이후 <오클라호마>의 영화판에도 휴 잭맨이 출연함). 이 작품에서 ‘컬리’ 역을 맡은 휴 잭맨은 1999년에 로렌스 올리비에 극작상 남우주연상에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후 영화를 찍느라 한동안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던 그는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피터 앨런의 일생을 다룬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에서 피터 앨런 역을 맡아 2004년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이러한 휴 잭맨의 화려한 쇼맨십은 2009년 81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두번이나 뮤지컬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프닝에서 보여준 스코어에선 당시 후보에 오른 작품들의 내용을 조금씩 차용해서 부드럽게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여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2009년 오스카에서의 휴잭맨(신났음)


영화배우로 그리고 울버린으로
뮤지컬 스타로 승승장구하던 휴 잭맨이 영화배우로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작품은 1999년작 <어스킨빌 킹스>이다(개봉 기준 첫 작품은 <페이퍼백 히어로>(1999)이지만 먼저 제작에 들어간 건 <어스킨빌 킹스>다). 이 작품에서 가정학대를 일삼는 아버지를 두고도 그의 곁을 지킬 수밖에 없는 ‘웨이스’ 역을 맡아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죄책감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주목받았다. 
그리고 그다음해인 2000년 휴 잭맨 연기 인생에 큰 전환점을 가져다줄 작품을 만나는데, 바로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이다. 할리우드 진출작이기도 한 <엑스맨> 이후 ‘울버린’이라는 캐릭터는 휴 잭맨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그렇다고 울버린 캐릭터에만 매달리진 않았다. 휴 잭맨은 <프레스티지>(2006), <천년을 흐르는 사랑>(2006), <오스트레일리아>(2008)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2년엔 본인의 뮤지컬 경력을 살려 <레 미제라블>(2012)에서 장 발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넘나 가정적이기까지 한 휴잭맨인 것이다


의형제, 러셀 크로-휴 잭맨
사실 브라이언 싱어가 <엑스맨>을 찍을 때 울버린 역으로 점찍어둔 배우는 러셀 크로였다. 당시는 러셀 크로의 전성기였다. <글래디에이터>(2000)로 참여가 불가능했던 러셀 크로는 친구인 휴 잭맨을 싱어에게 적극 추천한다. 그런데 싱어는 오디션을 통해 그를 탈락시키고, 영국 출신인 더그레이 스콧을 캐스팅했다. 당시 그는 <미션 임파서블2>(2000)에서 테러리스트 숀 앰브로즈 역을 맡고 있었는데, <미션 임파서블2> 촬영이 톰 크루즈의 <아이즈 와이드 셧> 때문에 지연되면서 어쩔 수 없이 울버린 역을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최후의 울버린은 휴 잭맨에게 돌아갔다.
이후에 <오스트레일리아> 때도 러셀 크로가 캐스팅 1순위였는데, 휴 잭맨에게 양보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휴 잭맨은 러셀 크로와 가장 친하고 동시에 그를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둘은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과 자베르로 만난다. 두 사람의 인연을 생각하면 재밌는 캐스팅이다.


<더티 해리>가 울버린에 영향을?
휴 잭맨은 울버린 연기를 위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 시리즈를 참고했다고 한다. 언론과 사법기관을 모두 적으로 두고 고독하게 홀로 범죄와 맞서 싸우는 형사 해리 캘러한의 모습을 보면 <엑스맨>에서 찰스 세이비어 영재학교의 뮤턴트들 사이에서 겉도는 울버린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이후에는 다른 뮤턴트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본인의 힘으로 악당들을 징벌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덧붙여 휴 잭맨과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닮은꼴 연예인으로 자주 꼽힌다. 그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워너브러더스의 한 행사장에서 이스트우드를 만나서 이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이스트우드의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한다. 그 순간 이후로 행사장에서 이스트우드를 볼 수 없었고, 영화를 같이 찍자는 이야기는커녕 오디션 제의조차 없었다고.


울버린이 다른 히어로 무비에?
<엑스맨>의 성공으로 인해 휴 잭맨은 다양한 히어로무비의 주연이나 조연으로 고려되기도 했는데, 그 캐릭터들의 면면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그들은 각각 헐크(<헐크>(2003)), 데어데블(<데어데블>(2003)), 토니 스타크(<아이언맨>(2008)), 미스터 판타스틱(<판타스틱4>(2005)), 조나단 켄트(<수퍼맨 리턴즈>(2006))다. 또한 <다크 나이트>(2008)의 하비 덴트 역으로 고려되기도 했다.


글 이창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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