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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작가와의 만남>_살롱드까뮤_느슨한 미술책 읽기

<살롱 드 까뮤_느슨한 미술책 읽기×돌베개>

by 김상래

<살롱 드 까뮤_느슨한 미술책 읽기 ×돌베개>_이진숙 작가와의 만남

25.06.26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느슨하게 읽고 충분히 사유하기
독서기록
이진숙 작가와의 만남


3월에 시작한 느슨한 미술책 읽기가 11회 차로 1 단락 되면서 마지막 12회 차로 이진숙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했다. 워낙 방대한 양의 미술사 공부를 하신 분이고 독어독문 전공으로 다양한 책을 섭렵하신 분이라 필력 또한 대단한 분이라고 늘 느끼던 차였다. 독서모임을 열면서 꼭 한 번 모시고 싶은 분이었는데 흔쾌히 단번에 승낙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그 의미가 꽤 크다. 모임원 분들도 질문까지 꼼꼼하게 준비해 주셔서 예정 시간을 넘겨 온라인 만남의 막이 내려졌다.

책 이야기를 하면서 그림 이야기와 글쓰기 이야기도 함께 할 수 있다니 역시 마음이 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사회적 관계망을 이어갈수록 인간에 대한 궁금증은 끝없이 넓어졌다. 인간 본성의 법칙을 읽으며 얼마나 다양한 인간상들이 존재하는가. 그 존재들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다양한 예시로 알 수 있었다면, 이진숙 작가님의 새로고침, 서양미술사를 통해서는 공감의 깊이 없이 반복되는 자극은, 때로는 메시지보다 폭력 자체를 소비하게 만든다는 점에 대해 프라안젤리코와 그뤼네발트를 비교하며 쓰인 부분에 깊이 공감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충성했다고 쓰인 루벤스의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생각들이 일었고 세상의 평판, 기준 따위와 싸우는 일에 자신의 힘을 낭비하지 않고 모든 재잘거림은 그저 흘러가게 둔 젠틸레스키에 대한 부분에서는 어쩐지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녀 삶에 유일한 상수가 그림 그리기였듯 나 역시 그런 시절을 지나온 터라 그림을 보며 위안을 얻듯 이진숙 작가님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치유받기도 했다.

아이 어릴 때 참 많이 보여주고 읽어주던 샤르댕의 그림에선 평범한 것들, 손때 뭍은 것들이 주는 특별한 의미라는 문장에서 내가 생각하고 적어 나가는 나의 잔잔한 하루가 그러므로 참 소중한 것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이진숙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답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살아가는 중이다. 순간을 살 수밖에 없기에 내 곁의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고 수없이 많은 질문을 통해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신랑을 만나고는 언제고 나의 노후는 강릉일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는데 작가님의 댁이 강릉이다. 우연인 듯 필연처럼 원주와 강릉에서 인연이 계속 피어나는 걸 보면 머지않아 강릉살이를 하게 되지 않을까. 빠르게 흐르는 이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인지 작가님의 그림과 책, 글쓰기 이야기가, 관심 1도 없는 부동산 이야기를 덮어 버렸다. 내가 추구하는 삶, 내가 가고 있는 방향, 가려는 길이 맞는구나 싶어 안도의 숨을 내뱉는 시간이었다.

나는 늘 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 좋은 책을 만나고 따뜻한 작가님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니 말이다. 살롱드 까뮤_느슨한 미술책 읽기는 아이들 방학 시즌 지나 13회 차부터 나머지 한 권 반을 계속해서 이어가기로 했다. 빨리 읽어버리는 것보다 느슨하고 천천히, 충분히 사유하면서 나머지 시간도 만들어 가야겠다.

이진숙 작가님 계속해서 좋은 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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