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을 보며

by 김상래
알브레히트 뒤러/ 기도하는 손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 그는 독일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였다. 세밀한 관찰로 사물을 그리는 데서 시작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의 드로잉 《기도하는 손》은 그 정점에 서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파란 종이에 은연필과 펜으로 그려졌다. 뼈마디가 도드라지고, 손등에는 세월이 남긴 주름이 겹겹이 얽혀 있다. 가지런히 모아진 손에서 누군가를 위한 기도가 느껴진다.


아이를 위한 기도

사랑하는 아이야, 네 몸과 마음이 늘 건강하기를 기도해.

때로는 아플 수도 있고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지만, 그 순간마다 다시 스스로를 일으켜 웃을 수 있기를.

책을 사랑하는 너의 마음이 오래도록 변치 않기를.

네 곁에는 언제나 네가 좋아하는 책 한 권이 함께 있기를.

남의 눈치를 보기보다 네 길을 따라 걸을 수 있기를.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기를.

그 자유 속에서 네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를.


신랑을 위한 기도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당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를 기도해요.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이루되,

그것이 삶의 전부가 아님을 잊지 않기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고,

오늘은 현실을 붙들고 내일은 이상을 좇으며,

그 둘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기를.

아이 앞에서 웃는 당신의 얼굴,

삶 앞에서 진지한 당신의 얼굴이 오래도록 빛나기를.


엄마를 위한 기도

사랑하는 엄마,

허리와 다리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를 기도해요.

계단을 오르실 때, 잠시 앉았다 일어서는 것조차 힘든 엄마.

목소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지지 않기를.

그 목소리가 여전히 우리 곁에서 따뜻하게 울리기를.

식탁 위의 반찬을 조금 더 드시기를.

우리와 오래 함께하시기를.

내가 드리는 작은 기도가 엄마의 하루를 가볍게 해 주기를.


동생들을 위한 기도

사랑하는 동생들,

몸의 아픈 곳이 있다면 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단하지 않기를.

아이들과 함께 웃음 많은 시간을 더 만들어가기를.

다툼이 있더라도 금세 풀고,

함께 모여 웃으며 음식을 나눌 수 있기를.

가족이라는 이름이 서로를 지키는 울타리가 되기를.

언제나 다정하게 서로를 품을 수 있기를.


나를 위한 기도

나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해.

몸과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기를.

때로 흔들린다 해도 그 속에서 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삶이 거창하지 않아도 좋으니 단 한 사람의 마음에라도 조용히 닿을 수 있기를.

나의 하루가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여유가 생기기를.

그리고 내가 맺은 인연들과 오래도록 진심을 나눌 수 있기를.


인연들을 위한 기도

살아가며 만나게 된 모든 인연들을 위해 기도해요.

각자의 자리가 무너지지 않고 단단히 서 있기를.

웃음이 많고, 아픔이 있더라도 금세 회복할 수 있기를.

혹시 우리 사이가 멀어진다 해도,

함께했던 순간의 따뜻함은 오래 남아 서로의 길을 밝히기를.

내 삶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듯,

그들의 삶 또한 누군가에게 가서 빛으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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