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비아 Jan 23. 2023

우주는 새로운 좋은 친구를 한 명 또 보내줍니다.

남편들이 ESL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인연으로 만나게 되어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던(적어도 나에게는) 동갑내기. 작년 여름, 가족 모두가 밴쿠버로 이사를 갔다. 계속 지속되리라 생각했던 관계는 점점 소원해졌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으면 그 친구로부터 연락은 없었다.


산을 좋아해 만나게 된 싱글 동생 둘, 우리 셋은 우리를 쓰리시스터즈라 부르며 산에 올라갈 수 있는 계절엔 산에서, 겨울엔 x-ski로, 만나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좋은 에너지들을 주고받으며 우리는 영원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현재 처한 상황이 다른 세 사람의 모임, 함께 보낸 좋은 시간과 추억도 쌓여 갔지만 서로에 대한 섭섭함 또한 각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만남은 깨어졌다.   


나름 가깝다고 생각했던 지인의 딸 결혼식에 나만 빼고 내 주변 사람은 모두 초대받은 걸 알게 되고 참으로 섭섭했다.


이런 일들이 지난가을 한꺼번에 일어나며 나는 사람들이 싫어졌다. 내가 문제가 있는 걸까?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온건 아닐까? 그래서 개인적인 만남을 갖는 것도 피해왔다.


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지만 사람들 때문에 힘들 때 나에게 위로를 준 글은 혜민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이란 책에서 나온 글귀였다. "제 인생을 가만히 살펴보니 가장 친하게 지내는 단짝 친구는 대락 5년에서 7년 주기로 바뀌는 것 같아요. 이사를 가서나,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거나, 직장을 이동하거나, 일이 매우 바빠져 만나기 어렵거나 등등의 이유로. 친구와 멀어져 외롭다고 느낀다면,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우주는 새로운 좋은 친구를 한 명 또 보내줍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책 속의 글귀대로 우주는 아니 하나님은 나에게 좋은 친구들을 보내주셨다. 그중의 한 명은 22년 동안 나와 함께 살아온 남편이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박완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