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걸린 엄마를 옆에서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들
나에게, 우리 집에 '암'이라는 녀석이 찾아올 것이라고 일평생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족보를 따지고 올라갔을 때, 누구도 암에 걸려서 병원에 가거나 고생한 사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처가 쪽이나 주변 지인들을 둘러봐도 특별히 암에 대해 걱정을 하거나 대비[정기검사를 받는다는 등..]를 하는 사람은 없다.
암에 걸리고 나서 준비를 하면 "소 잃고 왜 안 간 고치는 격"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초기에만 발견돼도 정말 대수롭지 않은 수술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병임에도 생활에 치여서, 시간이 없어서 등등의 이유로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본인이 암에 걸린 줄도 모르고 시간이 흘러 수술을 하지 못하고 항암치료만 하다가 죽는 경우도 허다하니 말이다.
3주 전 어머니가 건강검진을 받았다. 나라에서 우리가 내는 건강보험료로 매년 무상으로 해주는 그 건강검진이다. 병원에서 검사 결과는 일주일 걸리니 연락드리겠다는 말을 했다고 통화하고, 다음날 다시 어머니에게 전화가 온다. "검사가 빨리 나왔다고 내일 오란다" 이때까지만 해도 검사가 빨리 돼서 확인하는가 보다 싶었지만, 이날 병원에 가서 어머니가 들었던 내용은 "유방암입니다." 그 이후로 집안 식구들 모두가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준비도 못 하고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한 지금은 벌써 발병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인터넷을 통해 유방암에 대한 대단히 많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정보가 많아도 너무 많고, 여러 가지 정보들이 퍼져있다 보니 취합해서 하나의 플랜으로 만들어 내기조차 버거운 양이다. 투병 일지를 작성하면서 어느 정도 내가 만든 데이터들이 정보를 모으는 다른 사람들에게 일부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우리 가족의 유방암 투병 일지를 남기는 이유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도 분명 걸릴 병이고, 나와 같은 일정대로 멘탈이 흔들릴 테니 부디 이 글을 어떤 경로를 통하든, 읽게 된다면 내가 먼저 지나간 기록을 읽고 미리 대
비하고 준비하길 바란다.
투병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가 하시는 것이어서, 본인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에 대한 내용들을 적을 수는 없다. 다만, 옆에서 같이 투병을 도와주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이곳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부디 어머니가 건강을 되찾아 늘 보여주던 강인한 모습과 밝은 미소를 다시 되찾기를 바라며,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힘내시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