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1차 방문
2019년 5월 28일 드디어 삼성병원에 첫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암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하거니와 1차 병원에서 암 판정을 받은 후부터는 불안한 마음에 어서 대학병원으로 가서 정밀진단 및 확실한 병의 크기를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환자는 환자대로 불안하고, 가족은 가족 나름대로의 불안함을 간직한 채로 '불안함'을 티 내지 않으려 하루하루를 보내죠.
병원을 선택하고자 했을 때 "서울대병원", "아산현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중 1Pick은 당연히 서울대병원이었지만, 어찌하다 보니 삼성병원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원했던 병원의 교수님이 아니다 보니 첫 방문하는 마음이 마냥 믿음직스럽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방문해보니 최근에 지은듯한 암 센터의 개방감과 시설에 상당히 놀랐네요.
삼성병원 내에 있는 작은 산책로 쪽 방향의 전체를 창으로 건축을 해서 답답함이 없고,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들이 무언가 심리적인 부분까지도 배려한 설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느낌이 맞는다면 의료 서비스 및 동선에 대한 시스템도 환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을 거예요.
처음 방문한 병원은 담당 의사와의 첫 면담으로 암이란 병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치료가 진행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만, 정확한 검사가 이루어진 게 아니기에 1차 병원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기반으로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유추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1차 병원에서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사이즈와 어디까지 퍼져있는지를 판독하게 됩니다. 저희는 35mm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쭉 퍼져있는 형태로 의심이 되며, 임파선, 림프절 쪽 그리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는 정밀진단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만 이런 게 아니라 모든 유방암 환자분들은 대학병원에 방문하게 되면 같은 이야기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대학병원 초진에서 담당 의사가 진단할 수 있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왜 생각 못 했을까요? 그저.. 빨리 가서 면담하면 그날 결과가 바로 나올 거라 예상했네요.
1차 병원에서 암 확정 후 대학병원의 초진은 2주 뒤에 잡혔고, 대학병원 초진 일로부터 수술일자는 40일 뒤로 정해졌습니다. 수술 날짜는 초진 일자에 바로 정해졌으며, 복원수술을 할지 복원 없는 수술을 진행할지를 바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수술 날짜만 정해놓은 채로 수많은 정밀검사를 선행하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검사의 가짓수와 그에 따른 사악한 검사 비용에 놀랐지만, 다행히 지금은 암 검사 및 수술비를 건강보험에서 90%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싶더군요. 지원이 없고, 보험조차 없다면 아마 저라면 치료를 포기했을 것 같아요.
결국 수많은 정밀검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소리죠. 이날 하루에만 검사받은 내용들을 정리해보니 7가지나 되네요. 금식을 요하는 검사들도 있기 때문에 가금적 오전 일찍 진료를 받고, 점심은 거르고 검사받는다면 하루에 많은 검사를 받으실 수 있답니다.
1. 진단검사의학검사(채혈)
2. X-선검사(가슴)
3. 골밀도 검사
4. 심전도 검사
5. 폐기능 검사
6. BREAST US, EXTENDED
7. X-선검사(유방)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 혹은 지인이 저희와 같은 경로로 병원을 갈 예정이라면 필히 같이 가주세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챙겨줘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1일차 방문에 저희가 이렇게 많은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검사를 받는 도중에 시간 맞춰서 아내가 먼저 가서 접수하고, 수납을 미리미리 하였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답니다.
대학병원에가서도 담당의사와의 첫 면담이후로 해야할 검사들이 대략 10가지가 넘어갑니다. 하루만에 모든검사를 마칠 수가 없죠. 저희는 2번째 면담까지 총 3회에 걸쳐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환자가 힘듬에도 받아야할 검사가 많은 이유는 이제부터가 정밀검사이기 때문입니다. 1차병원에서는 암이 있다 없다를 판단하여 2차병원으로 보내면 2차병원에서는 이제 다양한 정밀검사방법을 통해서 암이 어느정도 있는지, 크기는 얼만큼이며 환자의 호르몬은 어떤타입인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때 전이검사까지 하게 되는데, 저희는 검사를 받으면서 다른건 다 괜찮으니 전이만큼은 안되었기를 바랐습니다.
하루에 검사를 최대한 많이 해야 하는 이유는 병원에 오는 횟수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저희는 2차 면담까지 2번 방문에 모든 검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검사를 받는 환자는 겁도 나고, 검사의 종류에 따라 아프기도 합니다. 게다가 유방암 특성상 옷을 갈아입고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긴 검사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검사들만으로도 지쳐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접수하러 다니고, 원무과 들려서 계산하고... 이런 과정에서 소비하는 대기시간에 따른 시간적, 체력적인 낭비가 어마어마합니다.
검사를 받는 도중 시간이 점심시간 이후로 잠시 시간이 나서 삼성병원 내에 있는 산책로를 잠시 들렸습니다. 병원 내에 이렇게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막상 경험해보면 상당한 힐링을 주더군요. 의사 면담과 많은 검사로 심신이 지쳐있던 부모님들이 잠시 동안의 산책과 동반한 농담으로 잠시라도 웃으시는 모습에 저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검사 예정 시간은 1시여서, 점심 먹고 산책로에서 휴식하다 시간 맞춰 들어가려고 있었는데, 12시 40분에 삼성병원에서 전화가 옵니다. 검사를 들어가려고 연락드렸다고 말이죠. 하. 하. 예약시간은 1시였지만 20분 전에는 방문해서 대기하고 있어야 또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후로는 항상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답니다. 호명했는데 없으면 그 이후로 늘어나는 대기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집니다.
암에 걸린 것은 확정이지만, 전이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기에 높아지는 불안함에 초조함이 극에 달합니다. 검사 결과는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검사 결과와 의사 2차 면담은 한참이나 남았고.. 답답한 마음에 먹먹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