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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Jul 03. 2020

유방암 일지 #048

8차 항암

드디어 수술 전 마지막! 항암 8차.


 8차 항암입니다. 시작할 때는 너무나 먼 미래였는데, 어느덧 수술 전 마지막인 8차 항암치료를 오늘 진행합니다. 다른 분들도 저희와 같은 길을 걸어가며 정말 다양한 일들을 겪으실 거라 예상됩니다. 이 시점에 오니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무너졌던 시기들과 펜벤다졸로 다투던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결국 모든 항암일지가 마무리되면 곧 진행될 수술이 가장 기억에 남겠죠? 아마도 항암치료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재발한 '공황장애'로 일상생활이 무너지며, 어머니의 항암치료에 대해 이전처럼 많은 관심을 갖고 전화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사실 오늘이 8차 항암인지도 몰랐어요. 운전 중에 옆에서 아내가 오늘 어머니가 병원에 다녀오셨다고 말해줘서 알았습니다. 대다수의 환자 가족들이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오늘 문득 들었어요. 내가 아프거나 내가 바쁘거나 어떤 이유든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암치료에 대한 집중도가 점점 떨어진다는 것 말이죠.


저희는 12월 24일에 대대적인 검사를 진행합니다. 항암을 모두 마친 이후 치료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 따라 수술의 범위도 달라지겠죠. 올해가 지나고 나면 내년 시작과 함께 어머니의 수술입니다. 부디 내년에는 저도.. 그리고 어머니도 우리 가족 모두 힘든 일은 그만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 참. 펜벤다졸 이야기를 마저 하면, 결국 제가 설득에 성공했습니다. 펜벤다졸은 드시지 않기로 말이죠. 제가 펜벤다졸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 난 이후 생각보다 많은 장사하시는 분들이 쪽지로, 댓글로 펜벤다졸을 판매하하신다고 연락을 주시고 있습니다. 구하기 힘든 약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듯하네요. 


돈이 많았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항암치료제가 아닌 신약을 사용해봤을 텐데... 이 생각만 하면 저는 평생을 어머니께 마음의 빚을 한가득 짊어지고 살아야 합니다. 항암치료하시는 분들 중에 대다수가 저희처럼 일반 항암약을 투약하시겠지만... 그래도 좋게 생각하면 지금 받는 치료제도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면 치료도 못했을 테니.. 다행이라 생각해야겠죠.


8차까지 진행되니 지켜보는 저도 많이 지친 게 사실입니다. 글을 작성하는데 두서가 없네요. 그래도 이번 글은 이렇게 투덜투덜 이야기를 끄적여보려 합니다. 저처럼 가족의 입장이 되시는 분들은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어딘가에 이야기를 적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풀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보세요. 가족이 암에 걸리면 누구와 이야기를 할 수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거든요. 결국 가족이 아닌 타인이 걸린 암의 이야기는 공감이 100% 되지 않아요. 


문득 항암을 16차, 24차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는지.....

부디 마지막 8차 항암치료가 어머니의 암세포를 최대한 줄여주었기를 기원합니다. 하루하루 인내하시는 고통의 양만큼은 암세포가 사라져야 공평한 거 아닐까요.


저도. 환자도. 그리고 이 글을 보는 그대들도. 힘냅시다.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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