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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Aug 27. 2020

유방암 일지 #054

유방암 수술 D+1

수술 D+1일, 회복되는 게 눈에 보인다..


 수술이 진행된 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사실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수술 이후로부터 4일이 지난 순간입니다. 수술 당일 및 며칠간은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심리적인 여유가 생기질 않더군요. 이전 글을 보셨다면 어머니의 수술 부위를 찍은 사진을 보셨였을 거예요. 그 환부를 보는 순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어머니에게 환부를 사진으로 보여드리며 '곱창'같다며 서로 놀리고 웃었지만 놀란 마음이 진정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삼성서울병원의 시스템은 수술 전후의 과정이 매끄럽기에 환자와 보호자가 마음 편하게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5층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은 각자 자기만의 역할들이 정해져있었고, 서로 간에 업무의 접점이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환자들이 같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며 보호/치료를 받는다는 걸 느끼며 지방 병원과 무엇이 다른지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유방암 수술은 수술 당일에는 환자에게 많은 집중과 관심을 갖고 옆에 있어줘야 합니다. 하지만 개복수술을 하거나 내부 장기들에 손상을 주는 수술이 아닌지라 하루가 지나 전신마취가 풀리고 모든 감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환자는 모든 생활을 일반인처럼 스스로 할 수가 있습니다.


수술 다음날이 되면 환자를 걸어서 돌아다니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됩니다. 하지만 바로 어제 큰 수술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보호자는 계속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수술 부위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보호자가 옆에서 체크해주지 않는다면 회복의 시간이 그만큼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병원에서 간병을 하며 주위 사람들을 지켜보니 보호자의 유무에 따라 환자의 회복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특히나 저희처럼 전 절제를 한 경우에는 보호자가 가급적 옆에서 지켜주며 가급적 움직이지 않도록 해줘야 하거든요.

수술 이 후에 마취 이후 잠든 폐를 깨우기 위한 연습




01. [05:25] 링거제거

02. [07:30] 조식제공

03. [08:00] 소화제 1정, 림프부종제 1정

04. [09:50] 심폐 운동 시작

05. [09:50] 소화제, 림프부종제 복용

06. [12:00] 변비약 요청

07. [12:30] 중식제공

08. [13:00] 소화제 1정, 변비약 1포 복용

09. [16:20] 정맥주사 제거

10. [16:23] 관장 요청

11. [17:34] 관장 시술

12. [18:00] 석식제공

13. [18:30] 소화제 1정, 림프부종제 1정, 변비약 1포 복용

14. [23:30] 혈압 / 체온 / 수술 부위 확인




 전신마취가 풀리고 온몸의 감각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면 변비와의 힘든 사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취를 할 때 대장의 모든 기능이 멈춰 버리기에 다시 작동시키는 시간 동안 변이 안 나오기 때문이죠. 해서 매 식사 때마다 변비약을 요청해서 복용 중이지만 효과는 아직입니다. 하물며 유산균 요구르트도 매일 사서 수시로 드시는데 말이죠.


 저는 평소에 숙변을 조금씩은 저장해두는 편이라 크게 상관 안 하겠지만, 어머니처럼 매일 쾌변하시는 분들에게는 하루 이틀의 변비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저라면 분명 하루 이틀은 더 지켜봤을 텐데... 오후 4시가 되자 어머니는 결국 관장을 요청하셨습니다. 신기한 건 좌약을 따로 주는 게 아니라 간호사분이 직접 액체로 된 관장약을 투약해주신다는 것. 관장하고 나서 그날 밤. 어머니는 작은 성과를 보셨답니다. 


 어머니는 정말 주변 지인들에게 '핵인싸'임을 인증하듯이 면회 사절이라고 공지를 했음에도 면회객들로 병실이 문전성시를 이루기  시작했답니다. 다행인 건 서울삼성병원은 각 층마다 휴게실이 별도로 있는데, 면회객들이 오면 이곳을 이용하면 병실 내에 있는 다른 환자들에게 소음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어요. 이때는 몰랐어요. 저의 간병의 업무 강도를 생각했을 때 8할이 면회객 접대일 줄은..  


 수술하시고 하루가 지나면 화장실도 혼자 다니실 수 있답니다. 하지만 낙상사고나 넘어질 수 있기에 항상 보호자가 옆에서 같이 다녀주시는 게 좋습니다. 분명히 환자가 생각보다 멀쩡해서 방심하시겠지만 퇴원까지는 절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정말 넘어지면 큰.. 일나요.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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