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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캠 Sep 06. 2020

유방암 일지 #060

유방암 수술 D+6 / 입원 8일 차

예정됐던 퇴원 일자가 미뤄졌다.


 병원 생활을 어느덧 8일이나 하고 있습니다. 수술하고 첫 회진을 돌면서 교수님께서 토요일이면 퇴원하실 수 있다고 말해주셨지만 결국은 월요일에 퇴원을 하는 걸로 확정되었습니다. 선 항암치료를 한 이후에 진행된 수술이기에 몸 상태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상황이라 회복하는 데 있어서 변수가 작용했답니다. 그러니 저희처럼 선 항암 후 수술을 진행하는 케이스라면 수술 이후의 퇴원 일자를 짧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기본적으로 일주일 이상 입원한다는 것을 가정하여 보호자의 일정을 넉넉하게 조정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생활할 때 있어야 할 것들도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


선 수술 후 항암인 경우는 수술 이후에 회복하는 과정이 저희와는 다르게 빠르게 회복됩니다. 다만 유방암 판정을 받은 직후에 진행되는 수술이기에 정신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아 매우 우울하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 일어나게 됩니다. 병원에서 일주일이 넘게 이따 보니 어느덧 병실 왕고가 되었어요. 다양한 환자분들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선 항암 후 수술 환자분들은 통증을 별로 호소하지 않고 웃으면서 병원을 돌아다니십니다. 반대로 선 수술 후 항암을 진행하시는 환자분들은 통증을 많이 호소하시고 대부분 우울함이 심합니다. .


이런 차이점은 암을 경험한 시간이 비래하기도 하지만, 슬픈 현실을 미리 말하자면 선 항암 환자들의 경우 항암치료를 진행하며 겪는 부작용을 이겨내며 겪는 온갖 통증에 대한 역치가 매우 높아졌다는 것. 이로 인해 수술 이후에 나타나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큰 고통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해서 모자를 쓰고 다니는 항암 환자들은 대부분 웃으며 마음 편히 지내지만 지난 수개월 동안의 고통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아 참. 주말에는 의사분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간호사분들이 교대로 병실 및 환자분들을 케어해주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이 필요한 일들은 월요일까지 모든 결정이 멈춰집니다. 특히 수술 환자들의 경우는 배액관을 통해 나오는 액체가 환자별로 기준 CC 이하로 나와야 퇴원이 가능하지만, 주말에 이 수치가 애매하게 나오기 시작하면 퇴원이 월요일로 미뤄지게 됩니다. 저희 어머니는 40~50cc 이하로 배액이 나오면 즉시 퇴원입니다. 



01. [05:10] 혈압 / 체온 / 수술 부위 확인 / 배액 수거

02. [07:20] 체중 체크

03. [07:26] 혈압 / 체온 확인

04. [07:50] 조식 제공

05. [08:00] 소화제 1정, 림프부종제 1정 복용

06. [12:30] 중식제공

07. [13:00] 소화제 1정 복용

08. [16:00] 혈압 / 체온 / 수술 부위 확인

09. [18:20] 석식 제공

10. [18:30] 소화제 1정, 림프부종제 1정 복용

11. [20:50] 배액 수거, 진통제 1정 복용

12. [23:50] 혈압 / 체온 측정 / 수술 부위 확인


코스모스 씨의 조금은 맑아진 배액관. 관속에 선지가 보인다.


 주말이라 면회객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늘도 역시나 인기쟁이 코스모스 씨는 면회객이 2팀이나 찾아왔답니다. 약속 없이 찾아온 급작스러운 손님들의 방문이지만 입원 8일차가 지나가자 너무나 능숙하게 손님들을 응대해드립니다. 바로 저 최 비서가 말이죠. 이제 퇴원이 코앞이니 하는 말이지만 저는 8일간 간병보다 손님 접대하는 비서 역할이 몇 배는 더 힘들었답니다. 하하...... [그대 혹은 그대들의 가족이 '인싸'라면 손님 접대를 미리 각오하고 대비하세요.] 


수술 이후에 빠르게 회복하시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수술 이후 5일 만에 퇴원을 하시지는 않을까?라는 헛된 기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퇴원 일자는 조금씩 뒤로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퇴원 예정일 전 날인 오늘 또다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배액이 줄어들어야 퇴원을 하는데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늦습니다. 하루에 40~50cc가 나와야 퇴원인데 최종적으로 65cc가 나옵니다. 하.. 퇴원 불가. 교수님이 회진 도실 때 항상 "항암을 진행한 상태라 회복이 늦습니다."라는 말을 하셨었는데, 빈말이 아니었나 봅니다. 


일찍 퇴원하시고 집에 가시면 분명히 밀린 집안일을 하실게 뻔하기에 차라리 입원이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어머니와 함께 외칩니다. "아싸!! 집에 안 간다!!" 참으로 철없는 생각입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고, 내일(월요일) 주치의 및 담당 교수님(이정언)이 출근하시면 정확한 퇴원 일자를 다시 지정해주시기 않을까요? 도대체 배액을 적게 나오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방법인지 물음표를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우리 함께 힘내요.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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