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켠에 나도 모르던 달리기에 대한 나태함이 있었던 거 같다.
얼마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허리가 아파서 며칠 동안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달릴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어서 때문에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는 전혀 달릴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걷기도 힘든 정도였다.
그러다가 통증이 많이 사라지고 괜찮아진 것 같은 느낌에 당연하게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때 나도 모르던 나태함이 마음속에서 훅 튀어나왔다.
이전에는 달리다가 느껴지는 몸 어딘가의 작은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다. 물론 통증이 있다는 건 분명 어떤 이상징후 일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정도는 내가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며 달려왔다.
하지만 이번의 오른쪽 무릎과 발가락의 아주 작은 통증은 분명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이번에는 갑자기 내 마음 어딘가에서 나태함이 훅하고 튀어나왔다. 결국 달리고자 하는 나의 열망을 혹시나 커질 수도 있는 통증을 핑계 삼아 자연스레 아침에 늦잠을 자게 만들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래, 코로나로 격리가 된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오랫동안 러닝을 포함한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았다.
과연 이게 달리기를 통해 변하고 싶어 하는 나의 열정과 반대되는, 어쩌면 내심 바라고 있던 진심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로써 그 불쑥 튀어나온 나태함을 던져 버리고 다시 달리는 나로 돌아왔다.
달릴 때의 그 상쾌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다시 맛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