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불멸한 존재의 시선
1450년경, 요즘 말로 공무원이라 부르는,당시의 관인의 벼슬을 한 최부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제주에서 근무하는 관인이었는데 부친상을 당해 고향 나주로 향하는 배에서 풍랑을 만났다. 그 시대의 항해술이나 조선술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임을 미리 말하며, 그는 그 당시의 배에서 풍랑을 만나 15일간 차가운 바다에서 표류를 하고, 간신히 살아남아 표해록를 책으로 남겼다.
만약 어떤 영원불멸한 존재가 있는데, 그 시절부터 2014년 세월호가 바다 한가운데서 침몰할 때까지 우리를 보고 있었다면,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600여년전 조선시대의 사람부터 오늘날의 현대인까지 변해가는 과정을 시간의 끊김없이 연속된 순간으로 모두 지켜보았기에, 그 존재는 아마도 그 당시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들의 모습이 전혀 다르다는 것에, 낯설거나 하는 느낌을 갖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 화장실에서 거울로 자신을 볼 때에 어릴 적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얼마만큼 변했는지 인지하지 못하지만, 어릴 적 사진을 보면 매우 많은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어느 순간에는, 왜놈들이 쳐들어와 창과 칼, 소총으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모습도 보았을 것이고, 또 어느 순간에는 나라가 망하고 나라가 다시 세워지는 망국, 건국의 과정도 보았을 것이다.
시간이 한참 흘러, 또다시 왜놈들이 쳐들어와 우리나라를 자신들의 속국으로 만들 목적으로 통치하는 모습도 보고, 그들이 물러간 후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난 후에는 동족끼리 서로가 서로를 죽고 죽이는 모습도 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길고 긴 세월 동안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어느 영원불멸한 존재가 2014년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를 보았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600여 년 전 제주 바다에서 풍랑에 표류를 당한 최부라는 사람도 어찌어찌 간신히 살아남았는데, 침몰된 세월호는 풍랑을 만난 것도 아니고, 항해술도 당시보다 몇백 배는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어린 생명 300여 명이 차갑디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으니....
아무리 영원불멸한 존재라도, 그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컸으리라 생각된다.
2021년 4월 세월호 7주기를 맞이하고 잠시 글을 쓴다.
참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