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2024년 3월초.
출장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다.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른다. 갈 때도 KLM 항공을 이용했기 때문에 암스테르담을 경유해야 한다. 올 때 당했던 수모를 갚아주리라. 사뭇 비장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역시나 좀 더 저렴한 비행 스케줄을 짜다보니 돌아가는 때도 꽤 오랜시간 동안 레이오버해야 했다.
저녁 비행기에 올라 늦은 밤에 스키폴 공항에 도착했다. 스키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16시간. 그리고 시간은 이미 밤 11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미리 공항 주변 숙소에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다. 예전에 뮌헨 공항에서 노숙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또 다시 그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청년이면 도전하겠으나 청년은 무슨. 이제 노년을 바라봐야 하는 중년인데 노숙은 안된다.
예약한 곳은 공항 우측편에 위치한 이비스 버짓 암스테르담 에어포트(ibis budget Amsterdam Airport)다. 가격도 적당했고, 또 깔끔하다는 후기가 많았다. 밤 늦게 도착하니 시내보다는 공항 근처가 더 나아보였다. 시내의 싼 곳은 싼 이유가 있었고, 대부분 비싼 곳만 남아 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식을 준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싶다. 어짜피 그 늦은 밤에 싸돌아다닐 것도 아니니 호기롭게 결정했다. 또 셔틀버스가 있다.
공항 정문으로 나서면 버스와 택시가 다니는 길다란 승강장이 보인다. 굳이 호텔에 가기 위해서는 굳이 건널 필요는 없고 우측으로 쭉 가다보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비스 로고가 여기가 맞다고 손을 흔든다. 운 좋게 셔틀버스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탈 수 있었다.
공항 위쪽을 쭉 둘러 우측 끝 모서리로 향한다. 대략 10분 정도 걸렸나. 금방 호텔에 도착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내리지 않는다.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버스에 내렸다. 그리고 체크인을 진행하고서야 알았다. 호텔을 잘못 찾았다는 걸. 이비스 호텔은 앞쪽에 스키폴, 뒤쪽이 버짓이다. 그러니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했다. 물론 두 호텔은 주차장만 사이에 두고 무척 가깝다. 터덜터덜 걸어 비짓 호텔로 갔다.
호텔은 정말이지 단순하다. 예컨데 부산역 앞에서 묵었던 토요코인과 흡사하다. 있을 건만 있고 작은 싱글침대 하나 달랑 있는 좁은 공간이다. 그래도 참 깔끔하다. 한숨 자기에는 충분하다. 대충 씻고 잠을 청했다. 아마도 일어나면 대략 9시간 정도가 남으리라.
아침에 눈을 떠 조식을 먹으러 향한다. 조식 종류는 많지 않았으나 매번 먹는 아침은 훌륭하게 꾸려 먹을 수 있다. 커피와 토스트, 베이컨과 여러 야채, 과일만 있어도 충분하다. 점심은 못 먹을 수 있으니 아침은 야무지게 챙겨먹어야 한다.
자 다시 시내로 출발. 셔틀버스 시간을 확인한 후 잠시 기다려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다시 스키폴 공항으로 향한다.
이미 NS 기차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게 공항에서 기차로 갈아탔다. 다시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향한다.
역시 여행길에서 한번의 방심은 여러 어려움을 낳는다. 당연히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향하는 줄 알았는데 도착할 시간이 넘어서도 도착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차창 밖은 어느새 도시를 떠나 넓은 들판이 끝없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어. 이게 무슨 일이지. 도착하고 보니 어딘지 모르겠다. 위트레흐트? 아이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차라리 잘못 갈꺼면 헤이그나 로테르담으로 가지.
침착하게 다시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를 찾는다. 다행히 기차 시간표에 중앙역이 떠 있다.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고 플랫폼을 찾아 간다. 다시 기차에 오른다. 이전보다는 여유가 생긴다. 좀 늦으면 어떠냐 싶다. 어쨋든 암스테르담 말고 다른 곳을 봤다. 긍정회로 작동.
우여곡절 끝에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왔다. 이번 계획은 보다 호기롭게 짰다. 중앙역에 도착하자 마자 유람선에 올라 시내를 구경한 후 중앙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운이 좋다면 고흐 박물관도 볼 수 있으리라. 더 시간이 된다면 하이네켄 브루어리에서 맥주 한잔도 가능하지 않을까.
일단 시간이 없다. J보다는 P에 가까운 성향인지라 현장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눈에 보이는 유람선 선착장 아무 곳이나 골라 QR코드를 담는다. 웹사이트 내에서 가장 빠른 시간을 찾는다. 오. 이런. 다음 유람선 출발시간이 5분도 채 안남았다. 부랴부랴 예약을 걸고 선착장을 찾는다. 거기서 또 해멘다. 아이고. 선착장에 내려가려면 카페에 들어가 그 안에서 내려가는 문을 찾아야 한다. 아니 선착장 가는데 왜 카페를 들어가? 그러니 헤멜수밖에. 정말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배에 오른다. 너무 급하니 어떤 유람선을 탔는지도 몰랐다. 나중에서야 카날 크루즈(Canal Cruise)라는 명칭을 알게 됐다.
이미 좋은 자리는 다 찬 상태였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그나마 괜찮은 자리를 찾는다. 그러다 딱 눈에 띄는 노부부가 보인다.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어 그 옆자리가 비어 있다. '죄송합니다. 노부부님. 여기가 가장 좋아 보여요.' 쏘리를 외치고 좌석에 앉는다. 유선 이어폰 연결을 통해 다국어 가이드를 지원하는데, 와! 한국어가 지원된다. 어딜가도 한국어 가이드는 찾기 힘든데. 급 기부니가 좋다. 알고보니 노년커플은 프랑스에서 관광을 온 부부였다. '멸치 볶음'을 찾으며 이어폰을 단자에 꼽았다. 진짜 한국어다! 유람선 타길 정말 잘했다 싶다.
유람선은 대충 1시간 가량을 돈다. 수로로 연결된 시내 곳곳을 유람한다. 왜 이렇게 유람선이 납작한가 했더니 높이가 낮은 다리들을 통과하기 위해 설계한 듯 하다. 도대체 이 다리를 어떻게 지나가지 싶은데 잘 지나다닌다. 이날도 부슬부슬 비가 내렸는데, 날씨만 좀 좋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 싶다.
이런저런 안내를 받으며 시내의 유명 코스들을 구경한다. 다만, 자리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했다. 천장이 뻥 뚫리거나 유리로 된 유람선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 점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잘한 짓이라고 스스로를 두둔할 정도로 좋았다.
유람선에서 내리는 곳은 타는 곳과는 정반대서 내려줬다. 탈 때 받았던 이어폰을 반납해야 해 들고 줄을 섰는데, 하필 딱 나부터 이어폰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라 한다. '이건 또 뭔 신상 인종차별인가' 싶었는데, 딱히 그런 건 아니었고, 내 뒤에 있는 사람들도 그냥 이어폰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러자 직원이 나를 바라보며 "아리가또" 인사한다. '왠 아리가또?' 뭐 한두번 오해받았던 건 아니었기에 '생유'를 외치며 나가려하니, 뒤에 있던 프랑스 노부부가 직원의 인사를 정정한다.
"그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야."
앞서 걷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오디오 언어를 선택할 때 'KOR'을 봤으니 내 국적을 안 듯 하다. 유람선에서 내려 정중히 노부부에게 인사했다. 노부부는 정말이지 쾌활했다.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덕담을 남기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기차에서 헤매기도 했고 유람선에서도 1시간을 있다보니 이미 시간은 점심 때를 넘어 섰다. 비행기에 오를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었다.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판단하고 서둘러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다음 찾아갈 곳은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이긴 했지만 예약을 하지 못했다. 너무나 유명한 곳이라 꽤 이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갈 수가 없는 곳이었다. 운 좋게 취소표를 노리자 했으나 애석하게도 그 운은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외관이라도 보고 싶었다.
원 모양의 반 고흐 미술관은 반은 투명 유리로 돼 있는 꽤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내부에 들어가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외관이라도 보자 했던 일이 잘한 일이라 싶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 지어 서 있었는데, 혹시 몰라 다시 쳐다봐도 취소표는 없었다.
반 고흐의 생애를 보면 참 우울하기는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미술관은 반 고흐의 형제인 테오 반 고흐가 수집한 작품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 동생 역시 반 고흐가 세상을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길에 올랐다. 이 미술관은 테오의 아내가 후세에 작품들을 전달하고자 노력한 결과물로 알려져 있다.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미술관은 1973년 개관했다. 테오 가족이 모은 작품들로 시작했으나 이후 다양한 기증과 소장품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게 됐다. 반 고흐의 초기 작품부터 그의 뛰어난 색채와 감정을 담은 후기 작품까지 전시돼 있다. 특히 유명한 작품으로는 '별이 빛나는 밤'과 '해바라기' 시리즈 가 꼽힌다.
물론 들어가보지 못했으니 알 수는 없다. 아쉬움을 달래며 반 고흐 미술관 바로 위에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museum)으로 향했다. 혹시 반 고흐 미술관을 가지 못한다면 이 곳을 가보라던 선배 말이 떠올랐기 때문. 다른 건 필요 없고 램브란트의 '야경(The Night Watch)'만 보고 가도 만족할 것이라는 말을 믿기로 했다.
입장권은 국립미술관 입구 쪽에 마련된 QR코드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입장 시간을 굳이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구매한 입장권을 폰으로 보여줬다. 백팩을 들고 있었기에 간단한 소지품 조사를 마치고 계산을 내려갔다. 전시 관람을 위해서는 가방을 맡겨야 한다. 겉옷도 맡아 준다. 줄을 서 가방과 겉옷을 맡긴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국립미술관은 본래 1800년에 헤이그에서 첫 개관했다고 한다. 하지만 1808년 암스테르담으로 이전했다. 현재 건물은 1885년에 개관했고, 건축가인 피에르 쿠이퍼스가 설계한 네오고딕 양식 건축물이라고 한다. 큐레이션 방향이 조금 어지럽긴 한데 시대로 구분돼 잇다. 중세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회화와 조각, 공예품, 서적, 드로잉 등 꽤 많은 전시품이 자리하고 있다. 너무 방대해서 꼼꼼히 보고 있겠다 하면 하루 종일 있을만큼 많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휘리릭 전체를 둘러봤다. 그 가운데 반 고흐 자화상도 보인다. 이거라도 보면서 만족해야지 했는데 관람객이 너무 많다. 도슨트들도 이곳은 꼭 들리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다. 다시 보고자 하는 작품을 찾아 위로 향했다.
알고 있는 예술가라고 해봤자 램브란트나 베르메르까지는 알겠지만 사실 그것도 많이 알지는 못했다. 그래도 한번은 봤겠거니 하는 작품을 실제로 봤을 때 놀라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 반가운 작품은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The Milkmaid)'이다. 이 밖에도 여러 작품이 걸려있다. 초상화 등이 걸려 있는 프란스 할스와 일상의 풍경을 담은 얀 스틴의 작품도 보인다.
하나둘씩 찾아보다보니 어느새 위층의 끝에 다다른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너무 많아 헤집고 들어가야 한다. 멀리서도 보이는 작품. 램브란트의 '야경'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이 작품을 전시공간이 없어서 잘라냈다고 하니, 그림들의 생애도 참 우여곡절이 많다. 일단 크기에 압도되고, 또 한 사람 한 사람을 돌아보며 빛의 각도에 매료된다. 참. 뭐랄까. 감상한 그 느낌을 글로 옮기기는 꽤 어렵다.
이것저것 둘러보고 다니니 어느덧 2시간이 훨씬 지나 있었다. 기념품점에 들려 선물을 골라 본다. 고르는 와중에 너무 귀여운 토끼들이 눈에 들어 온다. '미피'였다. 그런데 그 종류가 너무나 많다. 인형뿐만 아니라 동화책부터 여기저기 안 끼는 곳이 없다. '아니, 네덜란드는 왜 이렇게 미피가 많은거야?' 싶을 정도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하다했던가. 미피 국적이 네덜란드라는 것을 이 날 처음 알았다. 미피는 1995년 네덜란드 작가 딕 브루너에 의해 처음 창작된 캐릭터로 작은 흰색 토끼를 모티브로 한다. 교육적이고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어 부모와 교사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 미피가 많을 수밖에.
게다가 이 곳에서 판매하는 미피들은 각자 유명 작품을 콘셉으로 한 토끼들이었다. 예를 들어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처럼 생긴 미피,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그러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미피 등 꽤 많은 종류의 토끼들이 있다. 그러니 지갑을 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이지 여기서만 팔 것 같은 느낌이 딱하고 머리를 때린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2마리를 심사숙고해서 골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살 껄 그랬다. 모드 열쇠고리 였는데 가방에 달고 다니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게다가 유니크하다.)
슬슬 해가 지려 한다. 레이오버 시간도 점차 끝나가고 있었다. 부지런히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짜피 시간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외관이라도 볼까 싶어 '하이네켄 공장(Heineken Experience)'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맥주이기도 하다. 이제는 실제 생산을 도맡은 양조장이 암스테르담 외곽으로 옮겨졌지만 1867년부터 자리를 지켰던 공장이다. 지금은 체험공간으로 바꼈다. 이 곳에서 직접 먹는 맥주는 어떤 맛일까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외관만 눈으로 담는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향하면서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택했다. 그 길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그 유명한(?) 홍등가를 지나갈 수 있다. 해가 지지 않은 때였기 때문에 놀랍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중간중간 쇼를 볼 수 있는 가게들이 있고, 성인용품을 파는 곳들이 꽤 있다. 물론 갑자기 통유리장에 여인들이 등장할 때가 있는데 올라가면서 대략 3명 정도 마주친 듯 하다. 혼자 있다보니, 생경하다기 보다는 무섭다. 뭔가 무법지대에 온 느낌이랄까.
노천식당에서 끼니를 때울까 싶었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만만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KFC를 들러 버켓을 시켰다. 우적우적 바쁘게 먹고 있었는데, 반대편에 앉은 무리들이 반복적으로 흘기며 쳐다본다. '왜 이래 무섭게.' 최대한 의연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자리를 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는 입국 때와 마찬가지로 또 플랫폼을 찾아 해멨다. 스키폴 공항에 가는 기차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결국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지하철을 타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대체 입국 때 탔던 공항가는 기차는 뭐였던거지? 이미 기차표를 모바일로 구매해놓은 상태였으나 시간이 많지 않았다.
개찰구를 나와 다시 지하철 타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았다. 지하철 표를 구매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았다. 울며 겨자먹기로 겨우 승차권 발매기에서 표를 구매해 전철을 타는데까지는 성공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한 번 열차를 바꿔 타야 한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환승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무조건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것도 무거운 짐을 든 사람들의 이동경로를 따라갔다. 지상에서 지하통로로 다시 지상으로 나가자 열차가 아니라 기차가 기다린다.
스키폴 공항이라고 적혀 있으니 간다 싶어 바로 열차에 올랐다. 다행히 빠른 시간 내 공항에 도착한다. 그제서야 한숨을 내려 쉰다.
시간은 꽤나 잡아 먹었기에 면세점을 둘러 볼 시간은 없었다. 게이트로 이동하니 그나마 15분 가량 보딩 지연이 뜬다. 엎어지면 쉬어가랬다고, 아쉬운 마음에 돌아가 매점을 찾았다. 매점에 맥주를 팔고 있었는데, 대부분 하이네켄 맥주다. 공장에서 먹지 못한 거 여기서 먹자 싶은 마음에 한 캔을 사들고 벌컥벌컥 들이킨다.
드디어 보딩시간. 다사다난했던 레이오버가 모두 종료됐다. 고생하면서 얻은 경험이야 늘 소중하기는 하나 집에 돌아가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 굿바이 암스테르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