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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5G 반쪽짜리 NSA,
홀로서기 SA

58부. 5G 초기 대중화 물결

by 김문기

2019년 4월 세계 최초 상용화 당시, 우리가 경험한 5G는 사실 반쪽짜리에 가까웠다. 기존 LTE 망을 제어 신호로 활용하고 데이터 전송에만 5G를 쓰는 비단독모드(NSA, Non-Standalone)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LTE라는 든든한 조력자 덕분에 상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는 있었으나, 5G의 진짜 매력인 '초저지연'과 '초연결'을 온전히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에 따라 2019년 하반기, 이통 3사의 시선은 LTE 도움 없이 오직 5G 장비만으로 통신이 이뤄지는 단독모드(SA, Standalone) 상용화와 데이터 처리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술 확보로 향했다.


먼저 치고 나간 것은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2019년 7월, 삼성전자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상용망 환경에서 5G SA 데이터 호출(Data Call)에 성공하며 기술적 우위를 과시했다. 이는 5G 단독 규격 패킷 교환기와 코어 장비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통신이 원활함을 입증한 사례로, 5G가 비로소 LTE로부터 독립할 준비를 마쳤음을 의미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때부터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기능 모듈화' 기술을 선보이며, 고객의 요구에 맞춰 네트워크를 쪼개거나 기능을 블록처럼 조립하는 미래형 통신 인프라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추가사진] SKT, 노키아·에릭슨 과 5G 고도화 및 6G 진화 위해 손잡는다_1.jpg [사진=SKT]

KT는 5G의 '반응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물리적 거점 확보에 집중했다. 2019년 5월, KT는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8개 주요 거점에 '5G 에지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구축하고 상용화에 돌입했다. 핵심은 CUPS(제어-사용자 분리) 기술이었다. 데이터의 신호 처리 부분과 실제 전송 부분을 완전히 분리해 구축함으로써,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즉시 SA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확보한 것이다. 이 에지 센터들은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며, 5G 특화 서비스인 실시간 게임이나 VR 콘텐츠의 끊김을 최소화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B2B(기업 간 거래) 현장에서의 MEC 실증에 공을 들였다. 2019년부터 부산항과 광양항 등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5G MEC 기반의 스마트 항만 솔루션을 테스트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25m 상공에서 고립되어 일하던 크레인 조종사를 지상 사무실로 내려오게 만든 '5G 원격 제어 크레인'은 MEC의 초저지연성이 산업 현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LG유플러스는 무인 지게차와 자율주행 로봇 등 산업용 인프라에 5G SA 기술을 우선 적용하며, 일반 소비자 시장만큼이나 뜨거웠던 산업용 5G 시장의 주도권을 노렸다.

[보도자료] SK텔레콤-에릭슨, 국내 최초 '순(純) 5G’ 통신 완주 성공.jpg [사진=SKT]

결국 2019년 하반기의 이러한 움직임들은 5G가 단순한 '스마트폰 전용 고속도로'를 넘어, 자율주행과 스마트 팩토리라는 미래 산업의 핵심 신경망으로 진화하는 과정이었다. 비록 일반 가입자들이 체감하는 스마트폰 속도 경쟁에 가려져 있었으나, 이통 3사가 전국 곳곳에 심은 에지 클라우드와 SA 테스트의 흔적들은 대한민국이 5G 종주국으로서 기술적 자립을 선포한 위대한 발걸음이었다.




부록 : 2019년 하반기 5G SA 및 MEC 기술 개발 연표


2019년 5월 12일: KT, 전국 주요 8개 도시에 'IT 에지 클라우드(Edge Cloud)' 구축 완료 및 서비스 개시.

2019년 7월 1일: SK텔레콤, 삼성전자와 협력해 상용망 기준 세계 최초 5G SA(단독모드) 데이터 통신 성공.

2019년 9월: 이통 3사, 5G SA 표준 기반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실증 본격화.

2019년 하반기: LG유플러스, 부산항 신감만부두에서 5G MEC 기반 야드크레인 원격제어 기술 검증 착수.

2019년 11월: KT, 삼성전자와 '5G 통합 코어 기술' 개발 (NSA와 SA 동시 처리 시스템).

2019년 12월: SK텔레콤, 5G MEC 기반 글로벌 협력체 '5G 퓨처 포럼' 창설 주도 및 표준화 논의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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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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