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부. 5G 빛과 그림자
2020년 11월, 대한민국 이동통신 시장은 마침내 ‘5G 가입자 1천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상용화 1년 7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정부와 이통 3사는 대대적인 자료를 뿌리며 K-ICT의 저력을 자축했지만, 정작 통신사 내부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가입자 숫자는 늘었으나, 통신사가 짜놓은 ‘고가 요금제와 단말기 결합’이라는 견고한 가두리 양식 시스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균열의 중심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자급제+알뜰폰’이라는 영리한 반란이 있었다.
2020년 하반기, 이통 3사의 지상 과제는 연내 5G 가입자 1천만 명 돌파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노트20에 이어 애플의 아이폰 12까지 가용 가능한 모든 플래그십 라인업이 전장에 투입됐다. 수치상으로는 성공이었다. 아이폰 12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가 폭증하며 11월 말 기준 1천91만 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숫자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깔려 있었다. 가입자는 늘었지만 5G 품질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해 있었고, 소비자들은 “비싼 요금만큼 터지지도 않는 5G를 왜 써야 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신사들이 1천만 명이라는 숫자에 취해 있을 때, 수면 아래에서는 이미 거대한 ‘탈(脫) 통신사’의 물결이 소리 없이 흐르고 있었다.
이 반란의 결정적 기폭제는 역설적이게도 이통사가 그토록 기다렸던 아이폰 12였다. 과거에는 통신사가 주는 공시지원금을 받기 위해 24개월 약정과 고가 요금제 가입이 필수 코스였다. 하지만 아이폰 12는 통신사가 지원금을 거의 싣지 않는 ‘콧대 높은 사과’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