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그러지는 일기장

끝이 있다는 게 꼭 슬픈 것만은 아니다 괴로움에 끝이 있다면 그것은 행복

by 칸델라이루니




누구러지다란 뜻은 아플 때 병이 호전되다로 즉 치유되다 힐링되다란 의미도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재작년 초봄 나는 가슴이 이상할 정도로 통증이 있었다 너무 걱정이 되어서 가슴 검사도 받고 심히 걱정했었다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고 지금은 건강하지만 그때 무척 아팠었다 비유를 하자면 가슴에 투명한 실로 두 번 나의

가슴을 괴롭게 칭칭 감고 갈색 벽돌 2개를 내 가슴 위에 얹은 느낌이었다 그 정도로 가슴이 무척 괴롭고 아팠다 그리고 비가 한가득 내리는 여름 날씨에 방안에 있으면 두통이 말도 못 하게 심했다 머리와 가슴 왜 이리 괴롭고 아픈지 나에게는 이게 이해할 수도 없었고 너무 힘들었다 그때 이웃동네 빵집에서 앙버터 빵을 사 먹고 안방에 외할머니 집에서 가져온 외할머니 유산인 낡은 빈티지 장롱의 나무 흙냄새를 옆에서 맡으며 에어컨을 켜고 안방 침대에 누워있으면 그렇게 힐링되며 누구러졌다 꼭 어릴 때 비가 두둑두둑 외할머니댁 지붕을 때리고 그 나무집 안에서 외할머니가 해주시는 부침개를 먹고 뜨끈한 방바닥에서 누워서 어머니와 외할머니와 내가 이부자리 펴놓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누워있는 힐링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 같이 그렇게 좋았다 그때부터 누구러지다란 단어가 나의 가슴을 파고들었고 누구러지는 즉 나의 가슴통증과 두통이 누구러질 수 있게 치유되는 일기장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나는 들었다 그래서 나의 누구러지는 일기장은 그렇게 시작하였고 다이어리나 일기장이 나에게 꼭 계획표가 아닌 힐링의 장이 더욱더 되어 갔다 누구러지는 일기장을 쓰면서 진짜 거짓말처럼 나는 가슴통증이나 두통이 이제 없다 나를 오랫동안 쫒았다니며 괴롭히던 가슴과 두통의 통증이 없어지니 나는 날아갈 듯이 기뻤다 그리고 나는 그림도 그리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고 싶어 졌다 가슴에 통증이 시작할 때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무서웠었는데 인생 죽으란 법 없다고 이제는 멀쩡히 건강을 되찾으니까 하루하루 올해 봄의 벚꽃시즌도 기다려지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평범한 나의 일상이 너무 행복하고 좋아지고 감사하다 재작년 초봄에 가슴통증이 심했을 때는 태어나서 첫 벚꽃구경에 데려간 첫 조카와 온전히 벚꽃구경을 할 수 없어서 첫 조카에게 너무너무 미안했었다 나는 가슴통증이 너무 괴로워서 온전히 벚꽃을 바라보고 웃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건강하니 올해 벚꽃은 어느새 키가 조금 훌쩍 큰 잘 걷고 말도 조금씩 트기 시작한 첫 조카와 온전히 벚꽃구경을 할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기쁘다 이제는 어머니의 말씀을 믿는다 어머니께서 내가 가슴통증으로 괴로워할 때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으시다 비바람의 괴롭힘이 많은 지역의 꽃밭의 꽃 들일수록 더욱더 큰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고 내가 마냥 아픔도 없었다면 나는 작은 것도 소중히 못할지도 모르고 계속 울면서 소중한 것들을 손에 가득 쥐고 있으면서도 계속 징징댔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안다 나는 햇살이 들어오는 나의 작은방에서 재즈 음악을 듣고 누구러지는 일기장을 적는 평범한 일상조차도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고 건강히 기쁘다는 것을, 그리고 또 안다 끝이 있다는 게 꼭 이제는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괴로움의 끝이 있다면 그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가슴과 두통의 괴로움의 통증이 사라진 지금 나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조차도 감사할 줄 알고 앞으로의 나의 삶을 건강히 꾸려나갈 생각을 하니까 너무 소소하니 행복하고 기쁘다 이젠 정말 다행스러워서 너무너무 대단히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