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의 기록에서 나아가 '진짜 문제'를 찾고 해결한 능력 보여주기
취업 또는 이직을 위해 기획자들은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와 별개로 포트폴리오를 첨부한다.
(대부분의 지원자가 포트폴리오 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있다.)
이력서 또는 경력기술서를 통해서도 지금까지 쌓아 온 이력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서비스의 화면을 이미지를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이 외에도 기획 산출 문서, 기획부터 배포까지의 과정 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직무능력을 담을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면접에서 IT기획직무의 지원자들은 포트폴리오 문서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이력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다.
그렇다면 IT기획자(프로젝트 매니저)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PO(프로덕트 오너)의 포트폴리오는 어떤 점이 달라야 할까?
- 과거부터 지금까지 해 온 작업 또는 그 과정에 대한 기록
- 최근에는 노션(Notion)으로 작성하여 링크를 첨부하기도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입장에서는 PPT로 작성된 PDF 문서보다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 입사 후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내가 가진 직무능력을 효율적으로 증명하기 위함
- 지원하는 기업의 현업부서 리더 또는 인사담당자
포트폴리오는 내가 적합한 직무능력을 가졌는지 판단하는 용도로 검토되는 문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는 지원부서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이 담겨야 한다.
지원부서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을 파악하려면, 해당 부서에서 실제 진행한 또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정보가 있으면 좋다. 프로젝트들이 어떤 성격과 유형인지 알 수 있다면 나의 과거 프로젝트 이력 중 유사한 프로젝트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성된 포트폴리오는 채용 시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직무능력을 가진 지원자로 보여 합격 가능성을 높인다. 아래의 과정을 통해 지원부서가 요구하는 역량을 파악해보자.
1. 채용공고의 JD(Job Description)를 통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능력 키워드 추출하기!
- 제일 먼저 지원하는 기업의 공고를 통해 해당 부서에서 어떤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지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파악한다.
- 예를 들어, 지원 부서의 JD에 '데이터 분석'이라는 키워드가 있다면 '데이터 분석' 관련하여 진행했던 과거 프로젝트 또는 운영업무가 있었는지 우선으로 고려한다.
2. 지금까지 어떤 유형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알기 위해 '앱 업데이트 이력'을 살펴본다.
- 이 단계는 IT기획자 또는 마케터가 활용하기 좋은 단계이다.
- 앱 스토어(또는 구글 스토어)에 등록된 '앱 업데이트 공지' 또는 서비스 페이지 내 '공지사항 게시판' 등을 살펴보면 해당 서비스에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개편된 서비스의 이력과 진행 프로모션에 대한 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글은 고객들에게 변경내용을 안내하기 위해 작성된 글인데, 서비스의 개편 이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데 용이하다.
3. 지원하는 기업, 산업의 비즈니스 최신 동향을 파악한다.
- 최소 6개월 이내 보도자료, 현직자 인터뷰 등을 살펴보고 현재의 비즈니스 목표, 앞으로의 방향성, 개편되고 있는 서비스의 흐름 등을 파악한다.
-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관련 산업에 대한 동향과 키워드들도 미리 추출하여 기록해두자.
이렇게 3단계를 통해 지원부서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과 키워드들을 추출했다면 최대한 포트폴리오와 면접에서 이 키워드들을 활용하면서 요구하는 직무능력과 경험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달한다.
'잘할 수 있다.'가 아닌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잘 할 수 있다.'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채용과정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는 기획자들은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를 어필하기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더 뛰어난 나만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의 강점을 "숫자"로 증명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저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했습니다." 보다 "저는 학창시절에 늘 반에서 10등 안에 들었습니다."처럼 말이다.
숫자를 활용하는 것은 주관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객관성"을 부여할 수 있고 객관성을 통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어필할 수 있는 "숫자"가 나에게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없을까?
최근에 만난 취준생 중 기업에서 6개월 간 기획 인턴을 경험한 친구가 있었다. 6개월 간 실제 서비스 개편을 리딩한 경험은 1번이었다. 1번의 경험은 사소해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친구의 기획자로서 강점을 찾기 위해 어떤 과정을 통해 개편을 진행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해당 개편을 위해 고객센터의 글들을 열심히 서칭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서칭했나요?'
'최근 1년 간 올라온 고객센터의 의견들을 모두 읽었습니다.'
'그 글들은 몇 개나 됐을까요?'
'500건이 넘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친구가 가진 기획의 강점은 "기획 인턴을 하며 A페이지의 a영역을 개편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신 "1년 간 500건이 넘게 접수된 고객센터 게시물을 꼼꼼히 살펴보았고, A페이지의 a영역에서 불편을 경험한 고객에 40명이 넘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a영역을 개편하였고 개편 후 접수된 불편 글은 현재까지 0개입니다." 로 다시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하면 한 번의 실무 경험이라고 할 지라도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기 위해 노력한 점, 그 중에서 불편을 느끼는 고객의 수가 얼마나 되는 지 데이터를 보려고 한 점, 개편 후 성과에 대해 데이터로 산출하고자 노력한 점을 보여줄 수 있다.
숫자를 통해 자신의 직무능력과 성과를 입증하고자 할수록 채용 과정에서 만나는 평가자들에게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직무능력을 어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땐 자신이 가진 경험 또는 현재까지 해 온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숫자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실무 경력을 쌓고 있는 기획자라면 업무를 진행하면서 하기와 같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숫자를 추출할 수 있도록 성과 데이터에 집중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성과를 어떤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을지 정의(목표, 성공지표, KPI)
비교할 수 있는 과거 데이터가 있을지 정의
해당 데이터가 서비스에서 실제로 쌓이고 있는지 확인
비교할 수 있는 과거 데이터가 없다면 최소 2주 간 새로 쌓을 것인 지 판단
키워드를 활용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요구하는 직무능력 키워드와 나의 역량을 연계하는 것 외에도 나의 직무능력을 키워드로 그룹핑하여 제시함으로써 기억에 인상깊게 남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매일 수많은 서류를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한 사람의 서류를 보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지원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3분 이내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신이 어떤 강점이 있는지 기억에 남을 만한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1단계. 나의 특성, 강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키워드를 3가지 정한다.
2단계.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기획 경험들을 분류하여 그룹핑한다.
3단계. 키워드로 그룹핑 된 프로젝트들을 성과 데이터와 함께 제시한다.
만약 5년 동안 4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더라도 포트폴리오에는 주요 직무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만 담게 된다. 그런데 주요 프로젝트들끼리도 서로 유사한 성격의 프로젝트들이 그룹핑이 되어있지 않다면 평가자들에게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획자' 외 다른 임팩트를 주기 어렵다.
(예시)
하기와 같이, 진행한 프로젝트만 나열했다면 '어떤' 기획자인지 기억을 남기기 어렵다.
1. 신규 서비스 런칭으로 회원가입률 40% 상승
2. 신사업 공모전 5회 수상
3. 1억 건 이상의 빅데이터 통계 서비스 기획
4. 2년 간 데이터부서에서 중점지표 관리
등등
그러나 키워드를 뽑아 연계된 경험끼리 묶는다면 어떨까?
(예시)
강점 키워드 3가지 : 데이터/ 신사업/ 개인화
- 데이터: 1억 건 이상의 빅데이터 통계 서비스 기획, 2년 간 데이터부서에서 중점지표 관리
- 신사업: 신사업 공모전 5회 수상, 신규 서비스 런칭을 통해 회원가입률 40% 상승
- 개인화: 회원 데이터를 토대로 개인화된 서비스 개편
"데이터를 잘 다루고 신사업, 개인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기획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 포트폴리오 작성 노하우에 대해 정리한 내용을 다시 살펴보자.
1단계. 적합한 직무능력을 가진 지원자라는 것을 어필하라!
2단계. 숫자를 통해 나의 강점을 드러내라!
3단계. 키워드를 활용해 기억에 남겨라!
이렇게 3단계를 통해 요구하는 직무능력과 나의 강점키워드를 연계하여 적합한 직무능력을 갖춘 지원자임을 어필하며 그룹핑과 숫자를 통해 임팩트를 줄 수 있었다면 어느정도 합격의 확률을 높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PO(프로덕트 오너)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려면 어떤 점이 더 필요할까?
기획자라면 다음과 같은 직무능력을 가졌거나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협업 담당자(디자이너, 개발자 등)의 리소스를 운영하는 능력
리소스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이해관계자와 합의를 도출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
PO는 상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효과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과거 작성한 PRD편에서 언급했던 엘리베이터 이야기가 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오티스사' 사례를 잠시 살펴보자. 1853년, 고층 빌딩 열풍속에서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던 오티스사. 그러나 속도가 빠르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 오티스사가 문제를 '속도가 느린 엘레베이터'라고 정의했다면 더 빠른 속도의 엘리베이터를 개발하는 것에만 집중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오티스사는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부착하게 된다. 속도가 느린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사용자가 겪는 불편은 '지루함'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고객이 겪는 문제인 '지루함'을 거울을 통해 효율적으로 해결한 사례다.
위의 사례와 같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며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면 PO의 포트폴리오는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나열과 성과지표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에서 본인은 어떤 문제를 "고객의 문제"로 정의하였고 왜 고객의 문제라고 생각했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해결책이었는지, 실제로 프로젝트가 배포되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에서 발견한 고객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그 문제가 왜 진짜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떻게 기여했는지
일반적으로 작성된 포트폴리오는 "프로젝트의 배경, 목적, 기획의도, 개편내용, 결과"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서도 기획자의 직무능력을 충분하게 보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PO라면 '고객의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자라는 인상을 줌으로써 다른 기획자들 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