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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plate Jun 11. 2024

매력적인 사람

작성된 지 오래된 내 자기소개서 큰 제목 중엔 [매력적]이 있다. 사실 20대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어온 말이 넌 매력있어. 매력적이야.라는 말이기도 하고 정말 그 단어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어와서이기도 하며 매력적.이라는 한 단어로 날 설명할 수 있다고 내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력적.이라는 단어는 내게 전혀 낯설지 않은, 그저 익숙하고 친근하고 애정이 가는 단어다. 


자기소개서란 말 그대로 나.를 표현하는 란이지 않나. 나는 그렇게 매력적.이라는 단어를 대학생때부터 내 자기소개서에 빼놓지 않고 써왔다. 매력.이라는 단어는 내게 전혀 부담이 아니다. 요 근래 있었던 중요한 인터뷰에서 내 자기소개서를 읽어 본 CEO와 임원들이 나를 그렇게 궁금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도 없이 자기소개서만으로 왠지 괜찮은 사람일 것 같다 혹은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어떤 사람일까. 만나보고 싶다. 아주 재밌는 자소서를 읽었다.등등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무튼 내 자기소개서가 톡톡 튀었다는 후문이다. 참 기분 좋았던 기억이다. 


나에게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일이, 나를 표현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타고난 것인지. 부모님으로부터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와서인지. 무튼 나는 나를 잘 표현할 줄 안다. 그래서인지 자기소개서에서처럼 매력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도 전혀 부담이 없으며 행동에 있어서도 시원시원한 면도 있고 때로는 과감하기도 도전적이기도 열정적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어딜가도 기죽지 않을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무튼 사진 한 장 없이, 외적인 조건 없이 나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자기소개서만으로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단숨에 호감을 산다는 건 확실히 내게 장점이 맞는 것 같다. 다행인 건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의 이런 성미나 성향이 단점보다는 장점일 때가 더 많았다. 


그렇게 중요한 인터뷰 자리를 갖게 됐고 그 자리에서 CEO가 내게 물었다. 자기소개서를 재밌게 인상적으로 잘 읽어봤다는 그는, 첫 질문에 "굉장히 밝고 톡톡 튀시는데 어떻게 그런 성격을 갖게 되셨는지 어린 시절이 정말 궁금합니다."라고 물었다. 나는 순간, 어떻게 알았지? 밝고 긍정적이고 톡톡 튄다는 말 역시 자주 들었던 말이기에 자소서만으로 나를 단번에 캐치해낼 정도로, 또 내 어린 시절이 궁금했을만큼 그 자소서엔 나라는 사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나보다. 


대학 시절에 완성된 자소서인데, 그때와 지금의 나.는 기본 성격과 성향에 있어서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듯 하다. 친한 언니와 통화를 하다 그녀는, "넌 확실히 톡톡 튀어. 사실 생각해봐. 본인이 본인 스스로를 매력적이라고 자기소개서에 쓸 사람이 얼마나 되겠니? 조금은 낯 간지러울 수도 있고 웬만해선 그렇게 쓸 생각을 다른 사람들은 안 할 걸? 근데 넌 그걸 전혀 개의치 않아 하잖아. 너에겐 그게 너니까 그냥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니까 쓴 거잖아? 그래서 네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는 거고 그게 또 너만의 개성이라는 거지." 


듣고 보니 맞았다. 본인이 본인 스스로를 매력적이라고 표현한다는 것.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썼을 때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역시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개의치 않는다. 그러니 그 단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매력이란 단어는 참으로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흐르는 물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글자 자체처럼 아주 매력적이다. 이 안에는 한 사람의 그 모든 것이 담겨 있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사람의 외모, 말투, 목소리, 태도, 감성, 아우라, 분위기, 스타일 등등 갖은 다양한 수많은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되고 매력이라는 한 단어로 빛을 내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예쁜 사람보다는 매력적인, 매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소망은 나름 성공적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평소에도 예쁘다는 말보다는 매력 있다는 말이 몇 백배는 듣기 좋으며, 아우라 있어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본인 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본인 만의 색깔이 있어요. 빛이 나요.라는 말이 내겐 훨씬 더 의미 있다.  매력이라는 단어는 내게, 아우라, 분위기, 색깔, 빛이 나는 사람과 동의어다.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사람이라, 아우라를 내뿜는 사람이라...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은 것과 함께 나의 바람이기도 한데, 요즘 부쩍 사람들을 만날 때면 그 사람의 눈빛을 보게 된다. 


눈빛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라는 믿음이 있기도 하고 눈빛은 그 사람의 마음의 창, 심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눈빛이나 기운이 탁한 것을 경계하는 편이다.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사람, 자신 만의 순수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일 거라 믿는 구석이 있고 어떨 땐 상대방의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범접할 수 없는 자신 만의 아우라와 분위기를 가진 사람의 눈빛은 예외 없이 빛난다. 고로 요즘은 거울을 자주 들여다 본다. 내 눈동자는, 눈은 안녕한지. 빛나는지. 나름 의식하고 깨어있기 위함이다. 


나이 들어도, 할머니가 돼서도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그때 가서 나는 나름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력을 향한 나의 애정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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