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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plate Jun 11. 2024

리액션이 훌륭한 사람    

쏜살같은 시간이 나는 요즘 왜 이리도, 이토록 귀하게 느껴지는지. 지금  알고 있는 걸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라는 말이 곧잘 떠오를 때도 있지만, 이미 지난 걸 어떡하겠는가.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날 다독인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는 시간.이다. 지금에 집중하는 것. 현재를 사는 것. 


내가 사는 그곳에 이곳에 내  일상, 삶의 장 그곳에 집중하는 일이 내 시간을 귀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루하루가 매일매일이 내겐 선물같다고 하면 믿어질까. 나는 정말이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어쩐 일인지,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토록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늘 그때그때 떠오르는 글감이나 단어, 문장으로 내 글쓰기는 시작되는데, 오늘 오후 이 시간에 문득 떠오른건, 리액션이 훌륭한 사람.이었다. 내 사유의 무작위함이란, 어떨땐 깜찍하면서도 어떨땐 참 못말린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오늘도 어김없이 늘 그렇듯 무심하게 내 양 손가락은 이미 키보드로 가있고 내 사유와 내 몰입과 내 글쓰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돌이켜보니 내 인생, 내  삶, 내 일상 어느 것 하나 내 선택이 아닌 것은 없었다는 생각이 일었다. 모든 것은 오롯이 내 선택이었고 앞으로도 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일 것이다. 그 무수한 선택 앞에서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선택, 의미있는 선택,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확실한 건, 인생에 어디 정답이 있던가. 그 정답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 내는 것도 내 몫일 것이다. 내가 책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이유에서인데, 개인적인 경험으론 책은 내게  정담을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날 사유하게 했고 깨어있게 했고 통찰하게 했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무수한 선택의 순간 앞에서 조금이나마 내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했고 긴 어둠의 터널 안에서 일으켜줬다. 


지금의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 하나에 시작된 나의 대답이 "리액션이 훌륭한 여자."라니 이것조차 나답다는 생각인데, 나는 진심으로 내 삶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책을 벗삼아 노는 걸 좋아하고 물 속에서 한 껏 자유롭고 싶을 땐, 즉흥적으로 수영장으로 달려가기도 하고, 천변을 신나게  달리기도 하고, 공원에 앉아 잠시 자연과 호흡하다 오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치즈 케이크와 녹차 스무디 한 잔을 선물하고, 날 위한 취향저격의 접시 하나를 사고, 향이 좋은 바디워시를 하나 구매하고... 일상의 수많은 크고 작은 행위들에 진심인지라, 내게 주어진 그 모든 것에 그것이 크든 작은 이에 대한 감사함을 하루에도 수십번을 느낀다. 


그러니 날 위한 작은 선물에도, 타인의 작은 선물에도, 내가 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씀씀이에도 본인인 내 스스로가 감동받을 때가 하루에도 여러 번이다. 이러니, 내 스스로 웃기면서도 재밌으면서도 귀엽고 깜찍하지 않을 수가 있나.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을 나는 이렇게 몸소 체험하고 있는 셈이다. 


날 위한 커피 한 잔을 사면서도 행복해하는 날 보면, 정말이지 내가 진짜 맞는지 싶다. 이전의 내가 보았음 정말이지 놀랄 일이다. 내 삶에 만족할 줄 알고 낭만을 알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감사할 줄 알게 되니 나에게 상냥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은 물론 타인에게도 더욱이 상냥해지고 살가워졌다. 


내가 날 사랑하는데, 내가 날 귀히 여기는데, 타인 역시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상냥함을 잃지 않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의 날 보면, 리액션이 좋은 여자.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리액션이 좋다는 게 별거일까. 

여기서 리액션은 내가 날 대하는 태도와 같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찐.으로 감동받고 감동해주고 사랑해주고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위로한다. 


매 순간 감사함을 느낄 줄 알게 된 순간부터 내게 리액션이란 감사함과도 같은 의미가 되었다. 하루에도 사소하게 소소하게 이렇게 감동할 일이, 감사한 일이 많아서야. 나는 이런 내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는 듯한 내 자신에게 자주, 수시로 궁딩팡팡 해준다. 


그래서인지 나는 리액션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편안함을 느낀다. 왠지 모르게 이 사람도 분명 자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일 거라는 것,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의 나를 보고 있자면 리액션은 잦아들기는 커녕 넘치는 상태라  어쩜 좋니.싶을 정도인데 아무렴 어떤가. 내가 내  스스로에게 주는 사랑과 리액션은 넘치면 넘칠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리액션이란, 내가 날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다. 

"너 이렇게 깜찍하기 있기 없기."라는 내 스스로의 질문에 내 대답은 늘 있기.^^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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