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지 않는다.
있어도 조용히를 눌러놓는다.
집에서 보통은 책 읽거나
노트북을 두드리기 바빠
조용히.상태여도 화면을 틀어놓아도
티비 속 이미지도 형상도 불빛 그 어느 것 하나 내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꺼놓은 상태, 없는 상태와 같다.
그러다 어쩌다가라도
다시 조용히를 누르고 소리가 흘러 나오면
티비에서 나오는 소리가 소음처럼 들릴 때가 많다.
갖은 소리들이 한 데 뒤섞여 듣고 싶지않은 마음이 훅 인다.
기가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다.
그러곤 티비 소리가 이젠 소음처럼 들리네.
즉각 끈다.
혼자만의 시간과 내적 고요가 좋아져서,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는 나는,
시끌벅적한 장소를 즐기지 않는다.
어쩌다가라고 번화가나 핫플레이스를 가기라도 하면,
서둘러 조용한 곳으로, 조용한 카페로, 조용한 식당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좋은 에너지도 있지만,
때론 내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는 기분이 들 때가 더 많다.
그러면서 문득 20대 내 청춘시절을 소환한다.
그땐 참 잘 돌아다니고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 카페 가서 그 분위기를 즐기고
친구들 만나는 게 참 재밌고 즐거웠는데... 그러고 보면, 그것도 참 다 한 때 구나. 한다.
소음처럼 들려와 티비를 끄곤 음악을 틀었다.
볼륨도 크지 않게 아주 적당하게 미세하게 조절한다.
은근 고도의 작업이다.
틀어놓고 보니 재즈 캐롤 모음인데 Christmas soul이라고 적혀있다.
듣고 있으니, 내 영혼이 파르륵 움직인다.
자꾸 고독 속으로 들어가려는 날 이해하려 한다.
특히나 겨울에 내 고독과 자주 만나 가까워지는데,
겨울엔 내 힘을 기르는 시간, 내공을 쌓는 시간,
내 안의 텅빔을 텅빔으로 채우는 시간, 내 영혼을 일으키는 시간,
날 성장하게 하는 시간.으로 시간을 변환한다.
이 겨울이 지나면 나 자신도 조금은 성장해 있을거라.는 그 믿음이 날 외롭지 않게 한다.
모든 것엔 다 이유가 있겠지.
나의 지금의 생활도, 환경도, 인간관계도, 먹고 사는 일도.
뭐든 다 이유가 있겠지.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니 그리 슬퍼하지도, 힘들어하지도, 상처받지도,
우울해하지도, 아파하지도, 괴로워하지도, 말 것.
즐거울 땐 즐거워하고
기쁠땐 기뻐하고
행복할 땐 행복해하고
슬플 땐 슬퍼하고
우울할 땐 우울해하고
일희일비 말 것.
내게 오는 감정과 순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
방방 뜨지 말 것.
어느 것에도 방방 뜨고 싶지 않다.
붕뜨고 싶지 않다.
무덤덤.이 내게 평온을 준다.
너무 시끄럽지 않게
너무 고요하지 않게
적당한 소리 사이, 그 어딘가에 날 내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