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찾는가
완성된 글을 발행하고 다시 읽어 내려갈 때면, 이것이 정녕 내가 쓴 것인지 싶을 정도의 문장들이 있다. 그만큼 몰입을 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 이 과정 속에서 나의 무의식이 발현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내 마음이 평온할수록, 고요할수록, 차분할수록, 평화로울수록, 잔잔할수록, 내 글도 더욱 사심없고 명료하고 간결해진다고 믿는다.
아직 잘 모르겠다. 앞으로 나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확실한 건 희한하리만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없어졌다. 신기할 노릇이다. 우울감이 밀려올 땐 있지만 이제 더는 미래를 걱정하며 우울해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제목을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찾는가.로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딱 이 물음에서 시작된 내 글은 오늘도 이렇게 의식의 무작위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산책길에 그저 번뜩였다.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원하는가. 찾는가?" 요즘의 나는, 지금의 나는 친구들도 잘 만나지 않는다. 그보다는 혼자 책읽고 사색하고 산책하고 운동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먹고 글쓰고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비우고 글쓰고 하는 지극히 평범한 나의 일상에 온 정성과 힘을 기울인다. 혼자만의 시간이 내겐 고독이다. 그 고독이 내겐 성장하는 시간이자 내겐 자유다.
이러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곧 만나게 되면 그땐 또 그 시간에 집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올 것임이 분명하다. 요즘의 나를 보면 그것도 분명 드문드문 잡을 테지만, 몇 년동안 지속해 온 혼자만의 시간이 내겐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늦은 밤 돌아다니거나 사람이 너무 많은 곳은 자주 찾지 않게 됐다. 내 마음이 이전과는 아주 많이 고요해진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카페를 가더라도 사람이 북적이는 곳보다는 한적하면서도 조용한 그러면서도 분위기 좋은 카페 테라스에 앉아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한다.
나는 여전히 고독하다.
고독을 찾는다.
고독을 즐길 줄 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찾는가. 고독 속으로 들어가는가."라는 물음이 들었고 이 조차도 다 이유가 있겠지. 이유가 있지 않겠어? 한다. 그러곤 나는 더 깊은 사색으로. 나를 궁금해하며 내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댄다. 당장 답을 주지 않아도, 피드백이 있지 않아도 좋다.
고독을 경험하고 사색하고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궁금해한다는 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고독.의 의미를 나만의 방식으로 내 생각으로 정의할 수 있어서, 그걸 또 경험할 수 있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나를 다독이는 일
거울의 비친 내 모습을 있는 힘껏 바라봤다. 까무잡잡한 피부라 본디 환한 피부는 아니지만 내 마음에 문제가 있을 때, 내 마음이 아플 때, 내 마음이 어두울 때 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그렇게 어두울 수가 없다.
일이주 사이, 며칠 새 내 마음에 인 감정들 때문인지 내 낯빛도 금세 어두워졌음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낯빛만은 아름답게 유지하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실패다.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니되겠다.했다. 다시 원상복구를 해야지.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날 다독이는 일이다. 내 마음을 다독이면 또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내 낯빛도 맑아질 것이다. 도통 기운이 나질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고 집에 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무사히 잘 버텨보는 일 뿐이다. 이 감정과 지금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집에 가려면 시간이 아직은 남았는데 잘 견디고 집에 가서는 바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 잘 자고 나면 다시 맑게 개이겠지. 혹은 개인다.는 믿음이 있다. 어서 가서 누워 푹 자고 싶다. 오늘은 그런 날인 걸 어떡하겠는가. 이 감정과 상태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도 않는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달리 방도가 없다. 마음이 힘드니 몸으로도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 것이므로 인정.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도통 산다는 게 뭔가. 뭘까.싶다. 날 힘들게 하는 마음이라는 녀석에 혼쭐을 내고 싶을 때도 있다.
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잘 살아내야 한다. 어디 나만 그러겠는가.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 않은가.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 뒤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