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
더 이상 사는 곳이 중요한 게 아니란 걸. 결국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서일까. 그곳이 도시이건 아니건 이제 더는 개의치 않는다.
다만, 사랑하는, 편안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그곳이 서울이든, 제주든, 어느 시골 마을이건 무슨 상관일까. 누구와 함께 하느냐, 사람이 중요하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의 평화와 안정과 안녕이다. 그보다 더 우선순위인 것은 없다. 건강도 중요할진대. 내 마음이 감사함으로 가득차면, 내 마음이 평안하면 건강도 절로 따라온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혼자임.이 고독.이 좋다. 익숙하단 설명이 맞겠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게 된 나는, 지금 이곳에서의 생활이 다행히도 만족스럽다. 아직 적응중이지만 적응이랄 게 뭐 있을까. 그냥 살면 되는 거 아닌가.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건 순전히 내 마음에 달렸다. 내 마음이 아름다워야 세상도 아름답게 보인다.
그러고 보면 난 참으로 여러 모습을 지녔다. 굉장히 차분한 내가 있고 굉장히 밝고 귀엽고 순수한 내가 있고 굉장히 커보이는 내가 있고 굉장히 작아보이는 내.가 있다. 그때그때마다 그저 다른 태도를 취하며 살아가는 내.가 아닌가 싶다.
이 모습도 나고 저 모습도 나.란 걸 그저 오롯이 인정하면 된다. 종종 지인들과의 통화에서 내게 묻는다. "언제와?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야?" 내 대답은 늘 한결같다. "난 방랑자야.^^" 농담이 아니고 아직 미혼이라 자유로운 탓도 있겠지만 난 진심으로 내가 방랑자.라는 마음으로 산다. 언제든 훌쩍 떠날수 있다는 마음이 날 이곳에서든 저곳에서든 자유롭게 한다.
지치지 않았으면 한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실체없는 우울감이라는 녀석에도 나는 더욱 담대해질 것이며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나는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사는 곳이 뭐 그리 중요하던가. 내 안의 우주에서 마음껏 유영하고 내 삶에 만족할 줄 알고 감사할 줄 알면 그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내 삶이 아름답다고 말 할 수 있는 건 큰 축복이다.
#구수한 언니가 됐다
살면서 느낀 잊지못할, 황홀한 경험들을 일부로 소환해 추억할 때가 있다.
그것은 사랑했던 연인들과 함께한 순간일 수 있고 소소한 일상에서 온 것 일수 있고 여행에서 경험한 순간일 수 있다.
여행에서라면, 톨레도 성벽에 앉아 톨레도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보던 일.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바로 이런 게 아닐까.를 생각했던 그곳. 오베르 쉬오아즈에서 고흐의 무덤으로 향하던 길에서 마주한 밀밭에서 나는 설명할 수 없는 벅차오름을 경험했다. 그 시간의 길이와는 상관없이 느꼈던 그런 순간들이 많다.
땡볕이 내리쬐는 8월 여름 한낮 그 길에서 내 그림자를 보았다. 선명하게 드러난 내 그림자를 한참을 바라봤다. 그러곤 그 모습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 크고 작은 황홀감들 덕분에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될 수 있었다.
그런 감정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걸 보면 황홀한 경험.이란 이미 경험한 것임에도 이미 지나간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내게 큰 행복과 여전한 황홀감을 선물한다. 일상을 살아가는데 힘이 된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서른 여섯이 되어서야 비로소 많은 면에서 둥글둥글어져 가는 것 같다. 다소 세련됐던 내 모습은 이젠 수수하고 단출해졌으며 이제는 구수한 언니.냄새가 난다.
지금의 그런 내.가 좋다. 지금의 내가 내 스스로도 가장 편안하게 느껴진다.
누가 뭐래든 내 마음이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려 한다.
핵심은 누가 뭐래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는다.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내겐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는 단단한 마음 근육.을 갖는 일이다. 나의 자유로울 것.의 핵심이기도 하다.
황홀한 경험에 대한 내 사랑은 여전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사랑은 더 깊고 짙어진다.
많은 면에서 둥글둥글해지고 있다는 건 어쩌면 내 스스로가 많은 면에서 편안해졌다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싶다. 내겐 의미 있는 일이다. 내 안의 근육과 심지는 더욱 단단해졌으며 많은 부분에서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졌다는 설명이 맞겠다.
황홀한 경험은 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