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사색 27

by Aarushi

#파도를 타는 방법

흔들리지 않는 법... 개인적 경험으론 지리한 방황과 내 안의 나와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만나고 화해하면서 깨닫게 된 나만의 노하우랄까. 나만의 방식이랄까. 나만의 방법이랄까. 더 이상 쉽게 흔들리지 않는, 휘둘리지 않는 법을 터득하게 됐다는 설명이 맞겠다.


더는 힘든 시간을 겪고 싶지 않다는 것, 더는 내 마음에 스스로 상처내고 싶지 않다는 것, 더는 내 마음에 고통과 괴로움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 그런 감정과 기분으로 내 몸과 마음을 잠식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와 다짐의 발로이기도 하다.


흔들리지 않는 법.은 결국 내 안에 답이 있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 나라는 사람은 가령, 어떤 사람과 있을 때 편안한지. 행복한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기분좋아지는지. 어떤 옷을 입을 때 나다운지. 어떤 헤어스타일이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가장 취향저격의 커피 종류는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내게 삶의 목적이란 무엇인지. 어디를 갈 때 기분 좋아지는지. 어떤 물건을 살 때 좋은지. 어떤 종류의, 성격의 사람을 좋아하는지.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는 무엇인지.등등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하나하나씩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되자 그럴수록 나.라는 사람이 더욱 선명해지고 또 선명해졌다.


살면서 흔들릴 때가 많다. 멘탈은 거센 파도같고 어떨 땐 갑자기 찾아온 변덕스런 기분, 혹은 우울감, 알 수 없는 불안으로 인해 하루 종일 내 마음이 바닥일 때가 여전히 있다. 그때마다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의 지속성과 주기가 이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이유는, 의식적으로 깨어있으려고 하는 내 마음의 의지 덕분이다. 마음근육도 습관인 탓에 지리한 방황을 극복하면서 내 마음 근육도 촘촘하게 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크다.


의도적인 삶, 의미 있는 삶, 결국엔 그 목적의식은 다 하나라는 생각이다. 내가 생각하는 흔들리지 않는 법의 핵심은 의식을 내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의식이 내 몸과 마음을 잠식해버리는 순간 나는 어김없이 우울과 불안에 휩싸였다는 걸 너무도 잘 깨닫고 확신하게 된 지금, 깨어있기. 현재에 집중하기. 지금 여기에 존재하기.를 의도적으로 수시로 소환해 내 몸과 마음을 지키고 있다.


거창하지 않다.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쓰윽 하고 날 찾아온다 싶으면 혹은 이미 찾아왔다면, 우선 몸을 움직이는 것. 내가 하면 기분좋아지는 것들을 아주 사소한 걸지라도 기꺼이 해보는 것. 내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해주는 것. 너, 또 왔구나.하며 그냥 잠시 왔다 가라며 툭 놓아버리기, 의연해보기, 초연해보기, 남들과 비교하지 말기, 남들의 시선 따위 신경쓰지 말기,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기. 날 위한 만찬을 준비해보는 일...등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날 분주하게 하면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나만의 생각과 가치관과 태도와 철학이 확고해지면, 남들과 비교는 커녕 사사롭거나 사특한 마음이 날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결국 흔들리지 않는 법이란, "나를 안다는 것."과도 같다.


요즘 자주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남들의 시선이 뭐 그리 중요했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과 "삶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느꼈으니, 더는 내 삶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흘러가는대로 무심하게 그렇게 여행처럼, 소풍처럼 살아보자."는 생각 그리고 다짐이다.


누군가 내가 50-60이 되었을 때, "20대 혹은 30대의 당신으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라고 물어본다면 지금 마음 같아선,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쓰지마. 인생 너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마.라고 답할 것 같다.


죽음이라는 걸 선명하게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삶이 더욱 의미있고 가치있고 소중하고 귀하게 다가왔다. 유한한 인간 삶에서, 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실히 깨닫고 있는 이 시점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습관처럼 훈련하는 일은 내게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 이런 나로, 생각할 수 있어서, 사유할 수 있어서, 의식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감사하다. 나를 둘러싼 그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니 그 감사함이 내 삶에 행복과 기쁨과 단단함과 의연함과 초연함, 유연함으로 배가 되어 돌아왔다.


#아주 소소한 것들

날 사랑하는 방법이 참으로 다양한데, 무궁무진한데, 날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일상에,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별 거 아닌 일에도, 내 사물에도 나만의 의미를 담아 살뜰하게 보살피는 것. 날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 날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 어떤 상황에서든 날 용서하는 것... 들이다.


정말 별 거 아닌 일상에도 나는 정말로 사유하게 된다. 사유 역시 내 삶의 힘이기도 하고 나.라는 사람을 더욱 명료하게 해준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삶의 철학자이지 않을까.


가끔 굉장히 예리하면서도 또렷한 사유를 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낄때가 있는데, 그럴땐 이제 조금씩 성장하고 있구나. 이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정말 네 삶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구나.를 느끼며 짜릿해한다.


의미있는 삶을 찾기 시작했다는 게, 의도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는 건, 내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삶의 큰 축복이자 선물이다. 지나고보니 그 결과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나는 그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은 날 기꺼이 수용할 수 있게 했고 인정하게 했고 사랑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잘하고 있어. 괜찮아...라는 진심어린 나에 대한 연민이. 내겐 축복이었다.

이런 나라서, 이런 깨달음으로 매 순간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어서 난 정말이지 숨막히게 예쁜 사람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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