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과 공감 속에서 피어나는 나다움
칼로저스의 인간 중심 상담(person-centered counseling)에서는 내담자를 변화하고 성장하려는 동기를 가진 선한 존재로 본다.
모든 내담자는 환경 속에서 자신을 실현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으며, 환경이 이를 촉진하기만 하면 스스로 자기실현의 경향성을 따라 나아가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자기답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수용이 필요하다.
인간 중심 상담의 치료적 3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무조건 적인 긍정적 존중이다.
"무조건적인 긍정적 존중은 내담자의 생각, 감정, 행동에 대하여 어떤 판단이나 평가도 내리지 않는 치료자의 순수한 보살핌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내담자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조건 없이 소중한 것으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무조건 적인 긍정적 존중은 수용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Rogers에 따르면, 무존건적 존중은 개인의 모든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과 가치 있는 존재로서의 존중을 의미한다." _ 권석만 <현대심리치료와 상담이론>
인간 중심 상담 학회에 참석했을 때가 떠오른다. 교수님과 학생이 상담자와 내담자가 되어 시연을 했는데, 상담자에게서 전혀 권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지시적이거나 강압적인 느낌은 없이, 오롯이 내담자를 위해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이야기에 상담자 자신의 감정을 담담히 전해주는 느낌.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잔잔히 이어지는 두 사람의 상호작용이 인상 깊었다.
성인이 된 후, 나는 자아가 약해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일상을 '버텼다'.
상담실이라는 공간, 상담사라는 든든한 어른이 내게는 일주일을 살아내게 하는 힘이었다.(보통 상담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이 된다)
여러 상담사를 만났지만, 그중 한 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복지관 상담실에서 만난 선생님이었다. 사회적 나이는 나보다 어렸지만, 내면의 나이는 더 깊고 단단했다. 나는 그 선생님 앞에서 부모에게 조잘거리는 아이처럼 사소한 일상을 쏟아냈다. 아마 '나란 존재를 알리고 이해받고 공감받고 싶다'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선생님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눈물을 그렁거리며, 때론 크게 웃으셨다. 그 시간은 마치 편안한 엄마 품에 안겨 있는 듯했다.
야속하게도 50분은 너무 빨리 흘러갔다. 문 앞에서 내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인사를 여러 번 인사해 주시던 모습에서 따뜻함과 '사랑받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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