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는 중심을 잡는 사람이다

문제 해결의 축을 세우는 태도

by 빛영

수퍼바이저는 내담자가 겪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의 근원을 짚어낸다.

초심 상담자가 표면의 문제를 따라가고 있을 때, 숙련된 상담자는 그 아래에서 움직이는 정서의 흐름을 본다.




상담 장면에서의 차이는 기술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무엇을 중심에 두고 개입하느냐에서 드러난다.

상담자는 공감하는 사람인 동시에 방향을 세우는 사람이어야 한다.


공개사례발표에서 수퍼바이저는 이렇게 말했다.
상담자는 문제 해결에 대한 축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고.


그 문장은 상담자의 위치를 분명하게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즉각적인 해결 욕구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다루면서도 문제의 구조를 읽는 사람이라는 것.


그 이후로 나는 상담 장면에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나는 중심을 잡고 있는가.


배움과 실제 적용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이론을 이해하는 것과 상담 장면에서 구현하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그 간극은 미숙함의 증거가 아니라, 전문성이 축적되는 시간이다.

사례개념화를 반복하고, 개입을 점검하며, 다시 수정하는 과정 속에서

상담자의 기준은 점차 단단해진다.


최근 공개사례발표를 통해 다시 확인한 원칙이 있다.


'바꿀 수 있는 문제와 바꿀 수 없는 문제를 구분하는 것'

'문제 해결의 중심을 놓치지 않는 것'

'내담자 안의 알맹이를 다루고 그것을 타당화하는 것'


상담자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다.

대신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지 분별하고,

어디에 개입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사람이다.




피로가 누적된 하루였다.

예기치 않은 일정이 더해졌고, 밤늦게까지 이어진 세 시간의 공개사례발표가 이어졌다.

미리 저녁을 챙겨 먹고 간단히 컨디션을 보완한 덕분인지, 몸은 생각보다 잘 버텨주었다.

중심을 세운다는 것은 상담 장면에서만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준비에서도 시작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전문성은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이처럼 기준을 점검하고 중심을 다시 세우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


상담자는 중심을 잡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중심은 반복되는 훈련 속에서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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