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닿을 수 없는 나의 시간

경계 안의 힘

by 빛영
진정으로 고독해지는 그 순간, 처음으로 내 운명이 빛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_헤르만 헤세


헤세는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으로 고독해지는 순간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겨우 발견하게 된다고.





타인에 의해 흔들려도 괜찮아. 내 것이 있으니까.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과 타인에 의해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시간 등의 비율을 하루에 90프로라고 가정해 봐도, 나머지 10프로의 나를 위한 영역이 있으면 괜찮았다. 일상을 버틸 힘이 생겼고, 내면이 차오르는 충만함도 경험했다.


다른 사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알게 되었다. 그건 우리가 직접 스스로의 구원자 역할을 맡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작고 소중한 영역을 잘 지키면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고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내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10프로의 영역이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면서 조금씩 내면을 채워가니 타인에 의해 휘둘리는 90프로의 영역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마음이 그리 단단한 사람이 아니다.

의지가 강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고.

‘이렇게 해야지’하고 마음먹었다가도, 다른 사람의 반응에 따라 결심이 잘 바뀐다.

지금껏 해왔던 일들은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결과이기도 하다.

근데, 그 나머지가 있다.

'타인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구간.'

이 안에서는 꼭 하고 싶은 걸 한다.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이 10프로 안에서 갖춰진다.


하루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을 빼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내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면, 한 2시간 정도는 나 자신을 위해 쓴다. 이 10프로의 영역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실제로 이 범위 내에서 꽤나 많은 것들을 이루었다. 비록 속도도 느리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루어야 하는 과정이지만, 이 구역은 인생의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해주는 아주 중요한 시공간이다.


독서, 글쓰기, 원하는 수업을 찾아서 듣기, 전공 관련 공부를 하기, sns에 글 올려서 소통하기 등등. 외부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는다거나 사람들의 눈에 띄어서 공감적인 소통을 활발히 하거나 하는 적극적인 반응은 없었다. 대신 아는 작가님이 한 분 두 분 생기고, 혼자서 강의를 들으며 꾸준히 과제를 내었더니 책 출간용 기획서를 컨설팅 받는 기회를 얻고, 서점 자기 계발 코너에 내 이름 석자가 찍힌 책을 보며 꿈인지 생시인지 얼떨떨할 기분도 맛보았다. 심리상담사가 되어 누군가의 힘든 마음과 소통을 하는 경이로운 경험도 했다. 아무도 닿을 수 없는 나의 시간은 세상을 향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 주었다.



우리에게 있는 10프로의 힘을 기억할 것.

그 과정에서 믿게 되었다.

더디더라도 결과는 언젠가 눈앞에 드러나게 돼있다는 것을.

내면부터 차오르며 조금씩 원하는 곳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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