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내는 사람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by 빛영

직장을 다니다 일을 쉬는 시기에 대학원에 입학했다.

3학기때, 몇 주 다니고 개인사정으로 휴학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 댁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휴학 얘기를 꺼냈다.

"힘들면 그만 다녀도 돼."


순간 가슴을 세게 맞은 것처럼 아팠다.

'나는 그만둔다는 생각까지는 아직 못하고 있었는데.'


걱정스러운 마음에 저 멀리 앞서갔던 부모님의 말이 오히려 나를 세게 찔렀다.

부모님이 나를 그렇게 봤다는데 서운함을 느꼈던 것 같다.






대학원 졸업식 날.

"졸업 축하해."


기뻐하시는 부모님께 석사모를 씌워드렸다.



"너는 결국 해내더라."

나중에, 나중에, 무슨 대화를 하다가 우연히 부모님께 듣게 된 말이다.



이 감정들은 뭘까 생각해 본다.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부모님께 실망감을 안겼다는 나의 마음이 보인다.

그리고 어려웠던 시기를 겪으며 완주해 뿌듯함을 느끼는 나도 보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모님께 인정을 받았다는 게 큰 위로와 응원으로 다가왔다.


나는

더디지만

'결국 해내는 사람'이라는

작은 인식을

스스로와 부모님 마음에 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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