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는 개가 정말 많다. 시골 도시할 것 없이 개들이 너무 많다 보니, 어떨 때는 미얀마 인구수보다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했었다.
떠돌이 개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개에게 물려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개들이 갑자기 도로에서 튀어나와 피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4월에서 5월 렛반 꽃이 피는 시기이면 개들이 미쳐(?) 버리기 때문에 광견병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사람들은 개를 함부로 해치지 않는다. 사원 안에 떡 하니 드러누워 있어도 그 누구도 쫓아내지 않고, 길거리 개에게도 밥과 물을 챙겨 준다. 물론 길을 막거나 으르렁 되면 돌을 던지거나 지팡이를 휘둘러 쫓아내기는 하지만 그뿐이다.
사원 안에 드러누워 있는 강아지들. 너무 귀여워서 나라도 쫓아내지 못할 것 같다.
미얀마 개가 밤에 짖는 이유
한 날은 미얀마 협력 업체랑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 보스께서 요즘 밤마다 개들이 너무 짖어서 잠을 못 자겠다고 하셨다. 그러자 협력 업체 국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최근에 동네 사람 중 한 명이 죽어서 그렇다는 거다. 미얀마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떠돌아다니는데, 개들이 이를 보고 짖는다고 한다. 좀 오싹한 이야기지만 그냥 미신이겠거니 하고 말았는데...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어떤 날은 개들이 밤에 짖지 않아 조용했는데, 갑자기 어느 날 밤 개들이 짖기 시작하면 꼭 동네에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쩐지 밤에 개들이 그렇게 짖는데도 한국 사람 제외하곤 미얀마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여하튼, 미얀마에서 살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은 개들과도 참 잘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동네에 대장 개들이 꼭 한 마리씩 있는데 이들 개와 잘 지내면(맛있는 걸 줘야 한다.) 우리 집을 지켜주기도 한다. 또 잘 못 위협했다간 친구 개들 다 불러 모아서 위협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다녀야 한다. 정말 인간사와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