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by 진정성의 숲


2008년 첫 출근날부터

2019년 지금까지

난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중간에 살짝 광역버스로 외도? 도 했지만

인천에서 새벽 6시에 탔는데도 교통사고로 지각한 경을 하고 나서는 밀리지 않고(가끔 지하철도 밀리긴 한다.)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지하철을 신봉한다.


입사 후 몇 년간은 자기 계발한답시고

종이신문도 읽어보고 어학공부도 했다.

그런데 모두 실패!!!!


전날 숙취가 밀려드는 날이면

정신없이 머리로 헤드뱅잉 하기 바빴다.

그때부터 모든 계획이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2013년

삶의 방향이 되어주는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출퇴근길에 책을 손에 잡았다.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나에게 선물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갈아타

삼성역까지의 코스가 나의 출퇴근 코스이다.


딱 봐도 출퇴근 시간 지옥철 코스다.



시간이 쌓이면서 지하철에서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몇 가지의 팁이 생겼다.


첫째, 자리가 있는 시간대를 파악한다.


사실 출근시간에는 몇 분의 차이 상당히 크다.


지하철 1호선 동암역 기준으로 6시 40분 후로는

자리에 앉기 힘들기에 이 시간 이후로 역에 도착하면

앉아서 책을 읽는 호강? 은 생각지도 않는다.

읽단 서서 가게 되면 두 번째 팁을 써야 한다.


둘째, 자리가 없다면, 무조건 지하철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노약자석 쪽으로 자리를 잡아라. 이때 중요한 건 스피드다. 지하철을 출퇴근하는 고수들은 알 것이다. 지하철 문에서 가까이 서 있을수록 계속해서 밀려들어오는 사람들과 함께 오징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끔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사람숲에 끼어있어도 사방으로 사람들이 날 지탱해주는 것 같아 의지?ㅎ가 될 때도 있지만 이건 잠시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책 읽기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런데 노약자석 쪽 지하철 칸과 칸을 연결하는 문쪽으로

자리를 잡으면 책 읽기가 가능하다. 지하철 문쪽으로는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지만 노약자석 쪽으로까지 밀고 들어오지 못한다. 밀고 들어오더라도 최소한의 공간은 남게 돼있다. 인산인해의 풍경을 잠깐 동안 보며 현재 이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셋째, 지하철을 타는 시간에 맞는 책을 항상 가방 속에 넣고 다녀라. 먼저 적당한 분량의 책을 선택하라.

지하철 특성상 두꺼운 책은 쉽지 않다. 지하철 독서가 많이 익숙해져서 지금은 괜찮지만 예전에 800페이지 넘는 자서전 읽다가 책 넘기기도 힘들고 갈아탈 때 떨어뜨려서

스크레치가 난 경우도 많았다. 지하철 독서 초기에는 200페이지 내외의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가방에 책이 담겨 있으면 자투리 시간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읽은 내용을 기록할 무언가를 정하라. 지하철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독서를 기록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 독서노트를 쓰거나 독서 관련 앱(하이라이트라는 앱 사용 중)을 사용하여 기록해두자.

동기부여가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글을 쓰기 위해 자산이 된다.


다섯째, 매일 지하철에서 읽은 내용을 현실로 가져와서 실행해보자.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부모님께 안부 문자를 보내고 일에 대한 부분이 나오면 나의 일에 적용시켜 보기도 하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짧게 읽은 한 문장이 짧게는 하루를 길게는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나의 삶은 여러모로 변화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더욱 할 것이 많아진다. 사실 모든 책 읽기의 본질은 현실과의 만남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보다 책에서 배우고 깨달은 것들을 나의 현실에 적용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가방은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오늘도 난 지하철을 탄다.

오늘도 난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