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킨 실뭉치를 풀기 위해선
실이 맨 처음 꼬이기 시작한 지점을
정교하게 찾아내야 한다.
문제의 근원을
파고들어야 한다.
뒤엉킨 실뭉치를
원망했다.
온 힘을 다해
실뭉치를 당기고 놓으며
풀기 시작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실뭉치.
그냥
내려놓았다.
나만
처음부터
풀어진 실뭉치를
받지 못한 것 같아서
세상을 원망했다.
원망이 극에 다 달았을 때
옆을 보았다.
내 옆에 수많은 사람들이
실뭉치를 풀고 있었다.
나보다
더 많은 실뭉치를 풀고 있었다.
다시 천천히
내 실뭉치의 시작을 찾기 시작했다.
마흔
내 앞에 실뭉치의 크기가
반 정도로 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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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주 (지은이), 글의 품격 - 삶이 곧 하나의 문장이다, 황소북스(2019),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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