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어제의 나.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나.
같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어제, 오늘, 내일은
모두 달랐다.
그렇게
날 둘러싼 환경이
매일 다른데
나만 같은 수 있는가?
원래 그런 나도
원래 그런 세상도 없다.
'원래'도
원래 없었던 거였다.
"기준의 생산자가 되세요!"
최진석 교수님의 인문학 강연을 유튜브로 보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기준의 생산자'라는 단어가 생소함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나의 뇌리에 박혀 버렸다. 그건 아마도 한 번도 어떤 기준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에서 오는 각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살면서 정말 오랜 시간 무언가를 배우며 살았다. 어떤 배움에도 토 한번 달지 않고 순종적으로 받아들였다.
원래 정해진 것과
원래 정해진 기준을 열심히 배우며 살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 생산자가 되라니? 내가 어떻게? 무슨 기준을 가지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 세상은 이미 모두 정해져 있었고 나는 그 세상에 잘 맞춰 살면 되었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순간 몇 년 전 읽었던 '온도계의 철학'이란 책이 떠올랐다. 그때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활자를 읽는 것만을 목표로 했던 책이다. 그런데 어렴풋이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온도라는 기준이 없었을 때 온도계를 만들어야 했었다는 책 속의 한 부분이 밀이다.
그랬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모두 무無에서 유有가 되었던 거다.
원래 그런 세상은 없고,
누군가에 의해 기준이 만들어지고
누군가에 의해 생산된 세상만 있었던 거다.
'원래'
오늘부터 나는
한 단어를 지우려 한다.
한 단어를 잊어버리려 한다.
-진정성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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