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독서-1987
왜 우리는
완벽한 결과물을 꿈꾸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항상 그 자리에 멈춰 있는 걸까요?
-나태한 완벽주의자-
(피터 홀린스 지음/넥서스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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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시작했다.
완벽한 글을
쓰고 싶었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설렘으로
글쓰기를 위한 준비를 했다.
먼저
내 손에 잘 잡히고
글씨가 잘 써지는 펜을 샀다.
왠지
글이 잘 쓰일 것 같은
멋진 공책도 한 권 샀다.
어질러져 있던 책상도 정리하고
글쓰기만을 위한 노트북도 준비했다.
방청소를 했고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사서 책상에 꽂아 두었다.
그런데
매일 준비해도 다음날이면
준비해야 할 게 또 눈에 보였다.
그렇게 난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
완벽한 준비만 했다.
그렇게
한 글자도 쓰지 않았는데
난 이미 지쳐 있었다.
그렇게
써보지도 않고
글쓰기가 어렵다고만 했다.
그래 난
완벽함을
완벽히 버렸어야 했다.
완벽한 시작도
완벽한 글도
완벽한 삶도 없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이젠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글을 쓴다.
이젠 알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고
완벽해지려는
내 마음만 있다는 것을.
그 마음을 버리는 순간,
오히려 모든 게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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