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
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
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
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
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도 사랑도
역사 시대 문명 진화 지구 우주도
지금 여기가 맨 앞이다.
지금 여기 내가 정면이다.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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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정면
맨 앞
갑자기 숨이 막혔다.
이렇게
묵직한 단어였던가.
끝
정면
맨 앞에 있어야 할 나는
지금
속
뒷면
맨 뒤에 있다.
다시 나와야 한다.
끝
정면
맨 앞에서
세상을 마주해야 한다.
눈 감지 않고
세상을 똑바로 봐야 한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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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일 지음, 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흐름출판(2017),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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